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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NGO 31개단체 해외서도 구슬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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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베트남 하노이시로부터 차로 30분쯤 달려 하타이성의 한 한적한 시골마을에 들어서면 흰 담사이로 서있는 대여섯채의 하얀 건물들과 만난다.

이곳이 바로 한국의 지구촌나눔운동 (회장 姜汶奎) 이 베트남 정부와 합작 건설한 대지 4천여평.건평 9백평 규모의 '한.베트남협력 직업훈련센터' (이사장 강명득) 로 한국NGO가 진출한 대표적인 제3세계 개발단지다.

"본국에서 IMF로 한동안 모금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행히 지난 연말 준공, 하타이성측과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 2개월 전 이곳 훈련센터에 책임자로 부임한 姜기종 (50) 소장의 말이다.

이 직업훈련센터는 당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94년 하타이성과 첫 계약을 맺고 건축을 시작했다. 하타이성은 땅을, 경실련은 건축비와 운영비를 대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모금이 어려워 한동안 방치했다가 지난해 지구촌나눔운동이 결성되면서 본격적인 모금에 착수, 현재의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은 기증받은 목공작 기계 등을 합쳐 10억원 정도. 지난해 12월 개소식때는 2년 코스의 베트남 훈련생 22명을 받았으나 예산문제로 10명만을 훈련시키고 있다. 제3세계를 돕는 해외원조 NGO들의 활약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가나안농군학교 (교장 金범일)가 지난 2월 필리핀 북쪽 팜방가주 구타드 마을에 산 3만3천평을 사들여 농군학교를 세웠다. 현재 세 가정이 파견돼 초.중등학교 학생들에게 컴퓨터교육.농군지도자 양성 등 지역사회 개발사업을 본격 준비 중이다.

93년부터 르완다.케냐.방글라데시.몽골 등 전세계 12개국에서 개발사업을 펼쳐온 이웃사랑회 (회장 李一夏) 는 올해 전체 예산 60억원 중 20%인 12억원을 해외사업에 투자했다.

이중 방글라데시에만 4억원을 투자, 초등학교 등 6개 사업장에서 교육.양잠.양어장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브라질.케냐.우간다 등 30개국과 사업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국제기아대책기구 (회장 尹南重) 와 인도.중국.북한을 돕는 한국제이티에스 (이사장 법륜 스님) 도 각각 60억원 (물품 40억원 포함) 과 10억원을 투입, 현지에서 각종 지역개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해외원조 NGO수는 31개. 지난해 이들의 제3세계 지원실적은 총 1백47억원, 올해는 약 1백8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도 각 NGO가 해외사업이 초기단계라 그중 1백30억원 (89%)가량이 대한적십자사.월드비젼.유니세프한국위원회 등 7개 단체가 담당하고 있다. 지원사업 대상국도 중국.베트남 등 몇개국에 편중된 상태.

올 2월 한국국제협력단 (KOICA) 이 지원하는 26개 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02 - 704 - 3806) 의 이일하 (李一夏) 회장은 "해외 진출 NGO들간의 사업조정과 다변화가 시급하다" 며 "이를 위해 정부 및 NGO들간의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편 KOICA는 올해 해외원조 17개 단체에 사업당 연간 1천만~3천만원씩 모두 4억2천만원을 지원했다.

하노이.마닐라 = 이창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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