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지역 투자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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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그린벨트 해제지역은 기대했던대로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까. 해제설이 나돌기 전 일찌감치 땅을 사 둔 사람은 땅값이 크게 올라 떼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지금 들어가면 큰 재미를 못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수도권 및 대도시 주변의 경우 일단 규제가 풀려 집을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땅값이 다시 오르게 돼 있다. 적게는 20~30%, 많게는 2~3배 정도 값이 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지역이라고 다 투자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지자체들의 도시계획 입안과정에서 보전녹지나 공원 등으로 묶이게 되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

해제지역은 2001년 11월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토지매입이 쉽지 않지만 실수요자인 경우 정당한 절차를 밟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어떤 땅을 사야 하나 = 우선 가장 안전한 투자대상은 집이나 근린생활시설을 지을 수 있는 1천가구 이상 집단취락지구내의 대지다. 서울 진관내.외동, 부산 대저동 등 30여 곳이 해제가 확실시 되는 취락지구들이다.

이들 지역의 대지는 이미 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주변지역의 값을 감안하면 해제 후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 있다. 기존 택지개발지구 인근 등 아파트 건립 후보지도 투자가치가 높은 대상으로 거론된다.

하남시 신장1, 2동의 경우 2차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있어 인근의 그린벨트가 풀리면 그 지역에도 아파트 건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일대 땅은 한차례 값이 올라 논.밭의 경우 평당 80만~90만원, 대지는 1백50만~2백만원 정도지만 해제 후에는 그린벨트가 아닌 주변 지역의 대지 시세인 평당 3백만원 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예상이다.

결국 건축 등 개발 가능성이 있는 땅을 골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현장 확인이 필수. 현장에 가서 풀릴 곳인지 계속 묶일 곳인지 감을 잡은 다음 해당 지역 관청과 부동산 전문가들에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소규모 투자일 경우 경매를 통해 그린벨트 땅을 구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 경매로 그린벨트 땅을 낙찰받으면 면적에 관계없이 별도의 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데다 시세보다 30~50%정도 싸게 살 수 있다.

◇ 언제 사야 하나 = 그린벨트 땅을 지금 당장 사기는 쉽지 않다. 매물 자체가 드문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지자체별로 그린벨트 해제지역이 확정되고 용도변경 절차 등이 마무리 된 다음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이 시점은 이미 값이 오를대로 올라 투자가치가 적지만 지역의 기반시설이 확충되면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 주의할 점 = 1만평 이상의 대규모 개발지역은 일단 피하는 게 좋다. 도시계획변경 전에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면 관련 토지가 수용되기 때문.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로 지정되면 도로 등을 뺀 일정 비율만큼 대토 (代土) 를 받을 수 있어 좀 낫다. 숲이 울창한 지역이나 경지정리가 잘 된 우량농지도 일단 조심해야 할 대상. 이런 지역은 자연녹지보다 건축규제가 강한 보전녹지나 생산녹지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용제한이 많은 상수원 보호구역.공원구역.문화재보호구역.군사시설보호구역인지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대목. 게다가 정부가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나서 투자심리가 대폭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런 때 정당한 절차를 밟아 개발전망 높은 상품을 잡아두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영진.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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