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산업'에 함락된 영국 '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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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최근 영국의 수백 년 된 몇몇 성들과 대저택 주인들이 성(섹스) 사업자들에게 저택을 개방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침실 15개에 금박이 덮인 6층짜리 대저택을 소유한 귀족 출신 40대 주인은 1회 촬영에 1만 달러를 받고 미국 포르노 영화 제작자에게 집을 빌려줬다.

한달에 2만 달러에 육박하는 관리비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 그동안 TV 드라마 뮤직비디오 촬영 미술품 전시 등에도 대여한 적이 있지만 그만큼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저택은 상류층 인사들의 은밀한 파티 장소로도 제공된다.

사교클럽 '킬링 키튼스' 사장은 "고객들이 18세기 조지 왕 시대의 황홀하고도 퇴폐적인 분위기를 아주 만족해했다"고 전했다.

어떤 성은 지하에 있는 아치형 토굴감옥을 은밀한 장소로 전용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토굴감옥에 인질로 갇혀 온갖 성적고문을 당한 뒤 탈출한다'는 주제의 체험 파티를 여는 것. 입장료는 1인당 5000달러.

파티 참석자는 "어둠 속에서 환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고 경험을 전했다.

그동안 성들의 주 수입원은 고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결혼식장 대여업이었다.

성주들은 '은밀한 사업'이 결혼식장 사업에 혹 손해를 끼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영국의 젊은 성주 두 명은 두께 3m에 이르는 성벽과 층간 벽을 방음장치로 활용해 지상에서는 우아한 결혼식을 지하에서는 '음란한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중에는 주인도 모르게 은밀하고 음탕한 파티가 이뤄지기도 한다. 서머셋주 할스웰 하우스 성주는 7월에 기막힌 광경을 목격했다.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우아한 파티에 성을 빌려줬는데 가면을 쓰고 망토를 두른 참석자들이 밤 12시가 되자 모두 벗어던지고 가죽 속옷 차림으로 돌변한 뒤 '뒹굴고' 있었던 것.

놀라운 것은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뒤 오히려 이날 파티를 주선한 회사 '리틀 신스'에는 영국 각지 성주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쇄도했고 할스웰 하우스의 내년도 결혼식 예약도 급증했다고 한다.

미주중앙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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