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인평대군 제목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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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상사람들이 입들만 성하여서

제 허물 전혀 잊고 남의 흉 보는괴야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을 고치고자

- 인평대군 (1622~1658) 제목미상

병자호란 시대를 산 사람이다. 인조의 셋째 왕자이니 그 다음 효종의 아우다. 시조와 단가에 한 경지를 터득했는데 실상 그는 다른 종친과 달리 그다지 명칭은 자자하지 않다.

그 점이 세상에 대한 겸손이던가. 시조는 문예의 맛보다 그저 세상사는 수신 (修身) 을 일깨운다. 하도 남을 탓하는 시대이니 이것도 꽤 새롭다 하리.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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