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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구매 운동’ 지구촌 손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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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울 여의도에 사는 주부 백필애(49)씨는 먹을거리나 가전제품을 까다롭게 고른다. 먹을거리는 국내에서 생산된 로컬푸드(local food)로 손이 간다. 같은 두부(420g)라도 국내산(경남 산청) 콩으로 만든 두부를 사면 수송하는 데 발생하는 CO2가 26g에 불과하다. 수송거리가 짧아서다. 중국산 콩으로 만든 것을 사면 CO₂가 163g이나 배출된다.

백씨는 온실가스인 CO₂를 적게 배출하면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김치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도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만 고른다.

백씨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가정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면 지구를 살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착하고 건전한 소비로 환경을 살리고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녹색구매 운동이 개인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네트워크로 확대되고 있다. 다음 달 20~23일 경기도 수원에서 개최될 제3회 녹색구매 세계대회가 대표적인 예다.

국제녹색구매네트워크(IGPN)와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가 주최하고 환경부·지식경제부·경기도·수원시가 후원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국제 환경회의다. 이번 행사에는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과 어린이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 등 전 세계 70여 개국의 정부 관계자, 기업가, 시민단체 관계자 1500여 명이 참석한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녹색구매를 통한 기후변화의 극복’이다. 친환경 상품 구매와 녹색 소비를 확산시켜 지구의 기온을 현 단계에서 최대한 묶어놓자는 것이다. IGPN 측은 “과학자들은 지구 기온이 2도 상승하면 아마존 열대 우림의 20~40%가 시들거나 죽어 버리고, 여름철에는 북극해에서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IGPN은 이번 대회에서 기온 상승 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하자는 ‘기후 목표’를 녹색구매를 통해 실현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 조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녹색소비자연대 이덕승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면 기업들도 친환경 상품을 생산하게 되고, 국내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면 자연스럽게 녹색성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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