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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창리 왜 지었을까' 美서도 알쏭달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북한은 도대체 금창리 지하시설물을 어디에 쓰려고 만들었을까' . 미국이 '금창리 수수께끼' 를 풀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미국은 5월 18~24일 기술전문가들을 포함한 14명의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지난달말 일단 핵시설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물론 일부 개조할 경우 핵관련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이 시설의 건설목적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려고 노력해 왔으나 뚜렷한 답을 얻지 못했다.

조사단이 둘러본 방대한 면적의 지하터널은 총연장이 약 10㎞로, 남북방향의 터널 4개와 동서방향의 터널 17개가 격자형을 이루고 있었다. 동서방향의 터널 크기는 폭 12m에 높이가 6m 정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터널들은 벽과 바닥이 바위상태였고, 어떠한 장비가 설치됐거나 설치될 것임을 시사하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이러한 조사결과를 놓고 몇가지 추리를 해봤지만 결론은 한마디로 "정확히 알 수 없다" 는 것. 재래식 무기고나 지하 대피소로 보기에는 공사규모가 너무 방대하고, 부대시설 입지도 마땅치 않았다.

핵개발 포기대가 (식량지원 등) 를 겨냥한 미끼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측 첩보위성에 포착될 것이 뻔한데도 공사를 벌였다는 점 때문. 그러나 터널굴착에 약 10년은 걸렸을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는 북한의 핵개발 문제가 불거지기 전이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가정은 성립되기 어렵다.

핵물질 재처리 시설용일 경우 방사능 물질이 함유된 폐수처리를 위한 배수시설이 갖춰져야 하는데 현 상태로 미뤄볼 때 그럴 가능성도 희박하다.

미 국무부는 현재 그리스군이 남겨놓은 목마의 용도를 알지 못해 어리둥절했던 트로이군의 심정과 비슷하다.

워싱턴 = 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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