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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국내 첫개봉 노르웨이 영화 '정크메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올 세계영화의 가장 신선한 빛' .재작년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트' 가 전했던 이런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영화 '정크메일' 은 배경에서부터 이야기까지 모두가 신선하다. 오히려 우리에겐 신선하다 못해 '낯설다' 는 편이 옳다.

국내 첫 소개되는 노르웨이 영화. 명장 (名匠) 잉그마르 베르히만 등을 배출한 북구의 스웨덴에 비해 노르웨이는 세계 영화계의 신천지나 다름 없다.

'정크메일' 이 그 미답 (未踏) 의 공간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덕지덕지 리얼리티가 묻어나는 영상과 강렬한 빛의 환희의 줄기를 따라서 다다르는 곳. 그 곳에는 도시의 고독이 있고 그 고독을 먹고 사는 인간의 사랑이 있다.

오슬로의 한 귀퉁이에 둥지를 틀고 사는 우편배달부 로이. 무미건조한 일상을 극복하는 그만의 비법은 몰래 남의 편지를 훔쳐보는 것. 그 '즐거움' 에 리네라는 한 여성이 끼어들면서 로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에 휘말린다.

자살.강도, 그리고 사랑. 영화는 어찌보면 낭만풍으로 그릴 수 있는 이런 소재를 그 반대의 시선으로 다가선다. 미스테리적 전개과정과 그로 인한 팽팽한 긴장감 등은 다소 거칠고 칙칙한 일면이 없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고독과 사랑의 깊이를 보다 진지하게 바라보려는 반역 (反逆) 의 미학을 연출한다.

그 '미학' 의 중심에 노르웨이 신예 폴 슬레탄느가 서 있다. 60년생인 그는 오슬로대학에서 문학과 예술사를 전공했고 단편영화와 CF를 찍다 이 장편으로 데뷔했다. 97년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상을 수상. 19일 개봉.

정재왈 기자

작품성 ★★★오락성 ★★★

<★5개 만점,☆은 반점, 중앙일보 영화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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