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람사람] 한국 영화에 반한 프랑스인 브뤼네르 부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 브뤼네르 부부가 한국 지도를 펴놓고 여행 코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결혼한 프랑스인 부부 장 미셸 브뤼네르(33)와 카롤린 브뤼네르(29)가 뒤늦은 신혼여행을 한국으로 간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파리 지사를 찾아 한국여행에 관한 정보도 자세히 수집했다. 이들은 "한국영화가 너무 좋아 직접 한국을 가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둘 다 고고학을 전공하는 박사과정 학생인 이들 부부는 지난 5월 칸 영화제 때 한국영화에 대한 기사를 읽고 한국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뒤 영화관과 DVD를 통해 한국영화를 두루 섭렵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취화선''JSA''살인의 추억''복수는 나의 것'등 요즘 나온 한국영화 대부분을 봤다. 이들은 "한국의 사찰 풍경이 나오는 영화를 본 뒤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JSA를 통해 본 비무장지대의 모습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신혼여행은 22일 한국에 도착해 9월 12일에 돌아가는 3주 일정이다. 영화에서 본 판문점과 남대문 시장을 비롯, 송광사.화엄사.부석사 등 유명 사찰을 두루 순례한다. 민속촌과 경주 고분군 등 한국의 전통이 숨쉬는 곳도 포함됐다. 하룻밤을 양산 통도사에서 '템플 스테이'하는 코스도 있다. 체류일정이 길다 보니 학생부부가 감당하기엔 예산이 만만치 않았지만 버스로 이동하고 호텔도 싼 곳으로 잡아 4000유로(약 560만원)선으로 맞췄다.

파리1대학(팡테옹 소르본) 캠퍼스 커플인 이들 부부는 10년 전 프랑스 중부 부르고뉴 지방의 고고학 발굴현장에서 처음 만났다. 남편은 파리1대학 예술 및 고고학연구소에서, 아내는 톨비악 캠퍼스에서 공부하던 때다. 남편은 올 11월 파리1대학에 박사논문을 제출할 예정이고, 아내는 2년 뒤 학위 취득을 목표로 현재 스위스 제네바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