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선수가 대학부총장으로' 동국대 최규철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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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레슬링선수가 일약 대학 부총장으로 - ' . 1일 제12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부총장에 취임한 최규철 (崔圭喆.62) 교수의 별난 인생역정이 대학가에 잔잔한 감동을 낳고 있다.

지난 80년부터 경주캠퍼스 사회체육학과 교수로 재직해온 崔부총장은 그동안 경주캠퍼스의 교수회장.학생처장 등의 보직을 맡았었다.

권위를 중시하는 대학풍토 때문에 체육 관련 학과 교수들은 통상 학내 주요 보직에서 밀려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학생처장이란 직함만도 뜻밖이라는 분위기에서 레슬링선수로 출발한 체육과 교수가 경주캠퍼스를 이끌어가는 책임자가 된 것이다.

이력서를 봐도 경력난 24가지 항목 중 21가지가 레슬링과 관련돼 있을 만큼 그는 아직도 레슬링인이다.

그가 레슬링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지난 57년. 고향인 전북 고창의 고창고를 졸업하고 동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면서 선배들의 권유로 교내 레슬링부에 들어가게 됐다.

재학 중 입대한 군에서도 실력을 발휘해 육군 대표선수까지 지냈다.

"그때만 해도 국제대회는 경비 때문에 꿈도 꾸지 못했어요. 선수생활은 63년까지 했을 겁니다. 힘든 시절이었어요. " 이후 그는 레슬링 지도자로 변신했다.

동국대에 레슬링부가 만들어지면서 장창선 같은 후배들을 키웠다.

68년부터 10년간은 모교에서 레슬링 감독을 지냈고 71년엔 세계레슬링 선수권대회 한국선수단의 코치도 역임했다.

93년부터는 국제 아마추어 레슬링연맹 (FILA) 심판으로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그의 가족들도 체육과 인연이 많다.

사위는 고려대 체육과를 졸업했고 조카는 고려대 체육과 최장호 교수다.

崔부총장은 "인화단결하고 서울.경주캠퍼스간 유대강화, 지역과 대학간 협조로 지역에 보탬이 되는 대학을 육성하겠다" 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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