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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백지연 토크쇼, 절반의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신설 프로 '백지연의 백야' 는 방영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9시 뉴스' 의 메인 앵커를 맡았던 백지연이 토크 쇼를 진행하는 것도 그랬지만, MBC에서 내놓은 '백야' 관련 개편자료도 이에 못지않게 흥미로웠다. 타 방송사와 확연히 구별되는 '고급 토크 쇼' 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연예인의 신변잡기에서 탈피하고, 일반인을 포함한 여러 인물을 초청해 진솔한 이야기를 듣겠다' 는 것. 방송사로선 과감한 선언이다. 사실 '시청률 지상주의' 에서 벗어나기 어려운게 제작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방영된 첫회분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첫 게스트는 톱스타 최진실. 첫 방영이라 단숨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음직도 하다. 이 점을 십분 고려한다 해도 '토크' 의 전개방식은 기대에 못미쳤다.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 '피부관리방법' '공주병인가' 등의 사소한 질문에, '장미' 와 '콩나물' 을 선물하고 주말극 '장미와 콩나물' 일부를 내보내는 대목은 자사 프로그램 홍보였다. 메인 진행자보다 더 '튀는' 보조 진행자 (이영자) 도 눈에 거슬린다. 처음에 의도했던 '백야' 의 분위기를 오히려 희석시키기 때문이다.

17일 방영된 2회분은 첫회에 비해 다소 정비된 느낌. 역시 연예인인 가수 이문세를 초대하긴 했으나 전개방식이 지난주만큼 가볍진 않았다. 이야기꾼인 게스트의 덕도 본 셈이다.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소개한다는 '토커스 포커스' 코너는 오히려 첫회만 못했다. 지난주엔 육군사관학교 여생도를 찾아가 신선한 느낌을 주었으나 2회분에선 미스 코리아 합숙장면을 찾아간 것.

'반 (反) 미스 코리아 대회' 등에 대한 간단한 언급도 있었으나, 인터뷰 내용은 평면적이었다. 오히려 MBC 후원행사인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에 대한 사전 홍보란 인상만 남겨놓았다.

때문에 '백지연의 백야' 는 1.2회 방영분에서 아직 당초 의도했던 적절한 게스트와 무게있는 진행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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