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美국방 발언 의미] '한반도 하늘 이상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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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코언 미 국방장관의 '미 공군의 코소보 총가동으로 인한 한반도 유사시 공중전 수행이 힘들다' 는 발언은 듣기에 따라선 섬뜩하게 느껴진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미국은 약 두달째 유고에 대한 공습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게다가 미국은 그동안 극동과 중동 등 2개의 국지전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왔기 때문에 유고공습의 지속에 따른 군사력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한반도에 배정된 미군의 일부 공중세력이 코소보를 지원하기 위해 빠져나갔다.

서태평양지역을 담당하는 7함대 소속 항모 키티호크와 미 본토의 공군력 일부다.

또 주일 미 공군의 U - 2기 조종사 등 특수분야 병력도 코소보에 임시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엔사의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작전에서 개전초 북한 공군기의 위협을 막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완벽한 보완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군은 일본에 있던 미해병대 소속 F/A - 18 호닛 전폭기 10대를 지난달 6일 한국에 임시 배치했다.

이에 앞서 미군은 훈련차 한국에 들어온 지상공격용 AC - 130 2대를 당분간 한국에 두기로 하는 한편 B - 52 폭격기와 EA - 6B 전자전기를 주한미군에 배정했다.

코언 장관이 "한반도 유사시 필요한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는 태세를 미국이 갖추고 있다" 고 발언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코언의 발언은 북한에 오판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한반도 유사시 걱정되는 부분은 미 공군 증원전력. 코소보에서 작전중인 4백여대의 미군 전투기들 가운데 일부는 한반도 유사시 지원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면 시차별전개자료 (TPFDD)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1천5백대의 전투기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 코소보 사태와 상관없이 한반도에 우선적으로 증원되는 전투기는 ▶일본 요코다기지 등의 미 5공군 F - 15와 F - 16 등 3백여대를 비롯, 우리 공군기 5백여대와 주한 미 공군기 90여대를 포함해도 9백여대밖에 안된다.

북한의 공군기는 48대의 미그 - 29를 포함해 7백50여대 정도다.

미그 - 29를 제외한 대부분 전투기들은 한.미연합군의 공군기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고 하나 한반도같이 반경이 좁은 곳에선 무시못할 위력을 갖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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