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쌍방울 군산구장 색종이 점수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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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9일 프로야구 한화 - 쌍방울 경기가 벌어진 군산 월명경기장에는 야구사에 사진으로만 남아 있는 추억의 종이 전광판이 등장했다. 이 전광판은 펜스 뒤에 가로 10m.세로 3m의 종이로 만든 스코어보드와 노랑.빨강.파랑색 색종이를 손으로 붙였다 떼는 볼카운트.아웃카운트 게시판으로 구성됐다.

쌍방울은 지난해 20억원을 들여 조명탑과 함께 최신형 전광판을 설치했으나 8일부터 컴퓨터시설이 고장나는 바람에 이날 종이 전광판을 급히 마련했다.

쌍방울은 시공사인 한국사인㈜측에 고장수리를 요구했으나 시공사는 "밀린 공사비 4억3천만원을 받기 전까지는 애프터서비스를 해줄 수 없다" 고 거부했다.

이에 쌍방울은 8일 경기에서는 심판 판정 때마다 장내 방송으로 상황을 중계한 뒤 밤샘작업을 통해 종이전광판을 만들었던 것이다.

9일 선수와 관중들은 "심판의 판정이 곧바로 기록되지 못하는데다 색종이가 바람에 떨어져 불편하다" 며 "색종이 대신 색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면서 볼카운트를 기록하자" 며 쓴웃음을 지었다.

쌍방울은 10일까지만 군산에서 색종이 전광판으로 경기를 치르고 올시즌 나머지 27경기는 전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산 =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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