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등급 프로젝트] 나종원·김예린양을 통해 본 중간고사 대비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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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인가 싶더니 어느새 시험이 다가왔다. 학교마다 일정은 다르지만 빠르면 일주일 뒤, 늦어도 3주 정도 후에는 중간고사를 치르게 된다. 내신은 수능 공부의 기본이다. 효율적인 시험공부와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수능 1등급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 중인 두 학생의 학습 계획을 참고해 나만의 중간고사 대비 전략을 세워보자.

나종원양(왼쪽)과 김예린양이 중간고사를 대비하는 학습 계획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약점을 먼저 파악한 뒤 이를 보강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최명헌 기자]

자신 있는 과목 집중 공략하는 게 유리

김예린(이화여고2)양은 처음 시험공부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자신 없는 수학에 집중했다. 하지만 청솔학원 CS교육컨설팅 이정선 매니저는 “조금만 더 노력해도 성적이 크게 오를 수 있는 과목을 공략하는 데에도 소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양에게는 특히 관심 분야 과목의 성적이 중요하다. 이 매니저는 김양의 성적이 영어를 제외하고는 전 과목 3~4등급으로 평이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전 과목 4등급을 받는 것보다 과목에 따라 2~5등급을 받는 것이 입시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문과 학생에게 중요한 국어·사회 과목 공부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양은 이 매니저의 조언에 따라 수학 공부 시간을 조금 줄이고 국어·사회 공부를 좀 더 철저히 하기로 했다. 매 수업 전후 5분을 활용해 예·복습을 하고, 그날 배운 내용은 자습시간에 반드시 복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양은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과 주말을 총복습의 날로 정했다. 계획대로 하지 못했던 학습을 보충하고 지난 2~3일간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수면 시간은 하루 4~5시간. 점심시간 등 짬이 날 때 토막잠으로 보충할 생각이다. 그러나 이 매니저는 “몸이 피곤하거나 공부할 때 집중하기가 어렵지는 않은지 꾸준히 체크하라”며 “만약 이런 점이 발견되면 수면시간을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모의고사 대비’는 하지 마라

나종원(선일여고2)양이 처음 세운 공부 계획은 크게 모의고사 전과 후로 나뉘어져 있었다. 모의고사가 끝난 후부터 본격적인 중간고사 준비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비상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은 “모의고사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는 대학은 없다”며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므로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못박았다. 오히려 내신 공부를 수능 점수로 연결시키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 수능 시험 문제도 모두 교과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효과적으로 대비하면 도움이 된다. 박 소장은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면 밀도 있는 학습이 가능해져 전체 공부의 효율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나양은 그날 공부할 과목과 분량 정도만 대략 정했던 계획을 구체화했다. 박 소장이 알려준 대로 학습 시간이나 분량에 따른 계획이 아닌 매일 해결해야 할 과제 중심으로 목표를 정했다. 예를 들면, ‘국어 : 1학기 시험 분석하기’, ‘수학 : 문제 풀이로 약점 파악하기’ 등과 같다. 주말에는 적어도 4시간을 주중에 해결하지 못한 보충 시간으로 비워뒀다. 또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시험 공부를 하는 동안 과목별 체크포인트를 항상 떠올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난 시험을 분석해 선생님들마다의 특성과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다.

무턱대고 외우려 들지 말라

전문가들이 일러주는 시험 공부법의 공통점은 ‘무턱대고 외우려 들지 말라’는 것이다. 일일이 암기해 가며 한 번 공부하는 것보다는 3~5번 훑어보며 익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매니저는 김양에게 6단계 학습법을 제시했다.

[1] 세 번 읽는다 먼저 목차를 읽고 흐름을 파악한 뒤 책을 한 번 훑어본다. 그런 뒤 기억에 남는 내용을 요약해 말해본다. 두 번째는 주요 사항에 줄을 그으며 읽은 후 책을 덮고 다시 중요 내용을 이야기해 본다. 특히 국어·사회·국사 과목은 육하원칙을 따지며 읽으면 학습 효과가 높다. 마지막으로 다른 색깔 펜으로 중요 부분을 다시 표시하며 읽는다. 인과관계를 생각하며 읽으면 흐름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2] 스스로 요약해 본다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지 말고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다. 틀리거나 빠진 부분을 확인한 뒤 중요 내용을 정리한다.

[3] 문제를 눈으로 본다 내용·개념들이 어떤 식으로 문제화되는지 파악하는 과정이다.

[4] 재요약하고 암기한다 자신이 빠뜨린 내용 중 문제가 많이 나와 있는 부분은 다시 공부하고 요약노트에 첨가한다. 정리된 중요 사항을 최종 암기한다.

[5] 문제를 풀어본다 알고 있는 내용의 정확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다. 맞힌 문제라도 자신이 정확히 알고 있는지 다시 확인하도록 한다.

[6] 재요약·암기 과정을 반복한다 틀린 문제와 관련된 개념을 중심으로 철저히 익힌다.

예상 문제를 만들어보면 핵심이 보인다

박 소장이 나양에게 알려준 공부법의 원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용을 암기하기 전 약점부터 파악하고 이를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먼저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고난도 연습 문제를 최대한 수집해야 한다. 문제들을 적당한 분량으로 나눈 뒤 그중 한 묶음을 풀어본다. 틀린 문제를 통해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학습의 긴장도·집중도가 높아지게 된다. 약점으로 확인된 부분은 교과서·참고서·노트로 돌아가 개념을 공부한다. 핵심 문장이나 주제어를 수정액으로 지워놓고 단락별로 여러 번 읽는다. 책을 보지 않고 핵심을 떠올려본 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다시 공부한다. 어느 정도 학습이 됐으면 문제풀이부터 같은 과정을 3번 정도 반복한다.

시험 예상 문제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내가 문제를 낸다고 생각하면 핵심 내용이 눈에 보인다는 게 박 소장의 설명이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강조한 내용, 공통점·차이점이 있는 개념, 여러 내용을 포함하는 개념, ‘최초’와 같이 강조 표현이 있는 개념, 단원의 학습 목표와 직결되는 내용을 위주로 문제를 예상해 본다.

박 소장은 “수업을 열심히 듣지 않은 학생, 반복해서 보지 않고 무조건 외우기부터 하는 학생, 전략 없이 문제만 푸는 학생은 시험을 망치기 쉬운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글=최은혜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영역별 학습 TIP

[언어영역]

비문학 풀이는 CSI 수사 공성수 강사

논리적인 추론과 문제 해결이 포인트라는 점에서 언어영역 공부는 범인잡기와 같다.

1. 숨어 있는 범인의 흔적을 찾아라 : 내용 일치를 묻는 문제는 정답이 제시문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표시하며 찾아야 한다.

2. 연쇄 살인범의 패턴을 찾아라 : 단어 사이의 관계를 묻거나, 보기 사이의 관계를 유추하는 문제는 반드시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3. 조건을 만들고 그에 맞는 범인을 찾아라 : 범인은 직감이 아닌 논리로 잡는다.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시문과 문제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따져보고 그것을 모두 만족하는 답을 선택해야 한다.

4. 범행 동기를 찾아라 : 글 전체 의미를 파악하고 그 글이 쓰여진 이유, 즉 주제를 이해할 때 더 넓은 시야가 생긴다.

[외국어영역]

잘못된 습관부터 고쳐라 이효승 강사

학생들 가운데 열의 아홉은 영어 공부를 ‘문제집 풀고, 모르는 단어 외우고, 잘 모르는 부분은 해설을 보고 확인한다’고 대답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잘못된 습관이 숨어 있다. 우선 개선이 더디다. 자신이 모른다고 판단한 부분은 찾아보지만,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확인하지 않아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가 어렵다.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잘못 해석한 부분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수업 전 예습을 통해 자신이 했던 해석과 선생님의 풀이를 비교하는 것이 좋다. 또 해설지에 정리된 단어로만 학습을 할 경우, 다른 지문에서 그 뜻이 다르게 나오면 소용이 없어진다. 옆에 나와 있는 뜻을 보면서 해석하는 습관도 실전 대비에 방해가 된다.

[수리영역]

내가 풀면 다 맞는다고 생각해 김현 강사

수학을 공부하는 마음가짐부터 바꿔라. 고등학교 수학은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노력하면 누구나 정복할 수 있는 산이다. 학생들은 유난히 수학 공부를 할 때 소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푼다. 정말 훌륭하게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이어서 쳐다보고 있으면 대다수의 학생은 “틀려요?”라고 묻는다. 무조건 내가 푸는 문제는 맞다고 생각하라. 계산도 풀이도 자신 있게 전개해 나가라. 자신감 없이 문제를 풀면 맞힐 수 있는 문제도 틀리는 경우가 생긴다. 틀리자고 배우는 것이다. 못 푸는 문제가 나오면 해답을 보면 된다. 어느 부분을 몰랐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모든 문제의 기본은 자신에게 있다. 수학을 어려워하거나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문제다. 늘 자신감을 가지고 수학을 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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