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勞.勞갈등'…파업이탈자 색출.폭행으로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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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 철회로 8일 만에 지하철 운행은 정상화됐지만 파업 참가 노조원과 미참가자.조기복귀자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 26일 밤부터 각 차량기지와 지하철 역사에서 충돌이 잇따랐다.

일부 강성 노조원들이 파업 중 먼저 복귀한 동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18곳의 작업장에서 20여건의 '파업 몸살' 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폭력을 휘두른 노조원 10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며, 5명이 지하철공사 징계위에 넘겨져 직위해제됐다.

27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구로승무소 대기실에서 조기복귀한 노조원을 동료 노조원 10여명이 집단 폭행했다.

이곳 휴게실 벽면에는 '동료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반역자' 라는 제목 아래 조기복귀 노조원들의 명단과 증명사진이 나붙었고 사진마다 영정처럼 검은 휘장이 둘러져 있었다.

군자차량기지에서는 파업철회 후 복귀한 노조원 6백90여명이 조기복귀자 29명에게 폭언을 하며 위협하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 조기복귀자들을 보호했다.

일부 미참가 노조원들은 '왕따' 를 우려해 내근직으로 바꿔주든지 아예 도시철도공사로 이직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공안대책협의회 (의장 秦炯九 대검 공안부장) 는 이날 조기복귀한 동료들에게 폭력.폭언을 사용하거나 정상적인 운행업무를 방해하는 조합원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전원 구속수사키로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하철공사와 각 지부 사무소는 파업 불참자들에게 노조사무실이나 승무원 휴게실 근처에 접근하지 말고 피해를 당했을 경우 피해신고 엽서로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김정하.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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