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형제 정희성·희석, 테니스 국내 최강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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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사촌형제 테니스 복식조 정희성과 정희석 (24.이상 충남체육회). 76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사촌지간이지만 닮은 점을 그리 찾아보기 어렵다. 3개월 차이로 형인 희성은 훤칠한 키 (1m77㎝)에 갸름한 얼굴인 반면 동생 희석은 얼굴이 둥글다.

경기 스타일도 다르다. 희성이 네트플레이에 능숙하다면 희석은 스트로크가 안정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복식에서는 찰떡궁합이다. 희석이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상대를 흔들면 희성이 정확한 발리로 마무리한다.

둘은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 살면서 친형제보다 더 가깝게 지냈다. 초등학교 3년때 똑같이 라켓을 잡은 둘은 수원북중.삼일공고에서 때론 파트너로, 때론 라이벌로 서로를 채찍질했다.

10년간 한솥밥을 먹던 이들은 희성이 아주대, 희석이 한체대로 진학하면서 4년간 떨어져야 했다.

그러나 고교시절 복식경기 전승, 97년 아시아대학선수권 복식 우승 등 둘이 함께 한 경험들이 너무 큰 자리를 차지했을까. 이들은 지난 1월 같은 실업팀에 입단하면서 또다시 한몸이 됐다.

희성과 희석은 20일 실업 첫 무대인 전국종별테니스대회 남자 일반부 복식에서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서로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하는 이들에게서 최고의 복식조를 향한 꿈을 엿볼 수 있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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