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동주-김재현, 거포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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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난세는 영웅이 구한다. 94년 파업 이후 나락으로 떨어졌던 메이저리그를 다시 부활시킨 주인공은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라는 '밀레니엄 슬러거' 였다.

김동주 (두산) 와 김재현 (LG). 국내 정상급 선수들의 잦은 해외진출로 스타 기근에 허덕이는 국내 프로야구를 구할 수 있는 라이벌이자 슬러거다. 메이저리거 못지 않은 파워를 갖춘 김동주와 가장 많은 '오빠부대' 를 몰고 다니는 미남 스타 김재현의 라이벌 대결은 향후 프로야구 흥행을 좌우할 가장 매력있는 카드다.

둘은 90년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한 중학교 3학년때부터 라이벌이었다. 당시부터 둘은 '웬만한 대학생과 맞먹는' 파워와 세기를 갖춘 대기 (大器) 였다.

중학교때까지 힘에서 앞선 김동주가 이겼다면 고교진학 이후는 김재현이 앞섰다. 김재현은 신일고 1학년때 팀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스타덤에 올랐다.

고3때 청소년대표를 거쳐 고교졸업과 함께 프로에 입단, 그해 LG를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신인 최초로 20 - 20클럽에 가입해 힘과 스피드를 뽐냈다.

반면 김동주는 고려대에 진학, 국가대표 4번타자를 거친뒤 지난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초반에는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중반이후 페이스를 찾았고 방콕 아시안게임 드림팀 4번타자로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감각을 완전히 되찾은 올해는 시범경기부터 홈런.타점.장타율 부문을 휩쓸었다.

둘은 국내 프로야구를 위기에서 건질 밀레니엄 슬러거들이다. 이들이 펼칠 라이벌 대결은 둘의 연고지인 서울 잠실구장뿐만 아니라 전국을 뜨겁게 달굴 기세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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