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 헤비급 통합타이틀전 '석연찮은'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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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성부.성자.성신이 홀리필드를 도왔을까. WBA.IBF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 (35.미국) 와 WBC챔피언 레녹스 루이스 (33.영국) 의 프로복싱 헤비급 통합타이틀전이 석연치 않은 무승부로 끝났다.

"신의 힘으로 루이스를 3회 KO로 무찌르겠다" 고 장담했던 홀리필드는 14일 (한국시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벌어진 통합타이틀전에서 루이스의 긴 리치를 뚫지 못하고 시종 고전했다.

홀리필드가 우세를 보인 라운드는 12라운드 중 기껏해야 3라운드와 10라운드뿐. 1, 2라운드에서 루이스의 잽에 밀려다니던 홀리필드는 3회 들어 저돌적으로 다가서며 위력적인 라이트 훅을 날렸다.

그러나 루이스가 코너에 몰린 이유는 홀리필드가 신의 힘을 빌려 예고했던 '3회 KO론' 에 겁을 먹었기 때문. 루이스는 코너에서 벗어나자마자 왼손.오른손 잽을 골고루 날리며 홀리필드를 떨쳐버렸고 4회 이후 '신의 힘' 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코너에서 난타당한 5라운드와 7라운드를 포함, 홀리필드는 이후 완전한 열세였다.

홀리필드는 10회들어 자신의 별명처럼 '전사' 로 돌아와 격렬한 접근전을 벌였으나 18㎝나 긴 리치를 가진 루이스와의 대결은 장검과 단검의 대결에 불과했다.

이날 AP통신의 경기 분석은 1백17 - 1백11로 루이스의 우세. 그러나 심판 3인은 각각 홀리필드 우세와 루이스 우세, 그리고 무승부를 선언해 경기는 1 - 1 무승부로 끝났다. 루이스와 홀리필드는 보유하던 챔피언벨트를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성호준 기자

*** 네티즌 91% "루이스 승리"

○…경기후 AP.로이터.AFP 등 세계 유수 통신사들은 루이스가 챔피언벨트 2개와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타전. 복싱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도 '이 경기가 프로복싱 사상 가장 추악한 판정이었는가' 라는 설문조사에 네티즌들은 '루이스가 승리를 도둑맞았다' 에 91%가 동의.

*** 관중 무승부판정에 야유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총 1천1백만달러 (약 1백32억원) 의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을 찾은 2만1천여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야유.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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