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취임 1주년 청와대 만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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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25일 청와대로 3부 요인과 국민회의.자민련 양당 주요 당직자 등 1백93명을 초청, 취임 1주년 축하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은 金대통령의 인사말, 박준규 (朴浚圭) 국회의장 등의 건배 제의, 취임 1주년 영상기록 상영, 축가 등의 순으로 진행. 양당 최고 수뇌부가 자리한 만찬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양당 공동 취임 1주년 기념행사가 난장판이 된 것과 달리 덕담이 오가고, 19개 테이블별로 포도주잔을 들고 "위하여" 라는 건배 제창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가운데 지속됐다.

청와대가 제작, 멀티큐브를 통해 상영된 '위기에서 희망으로' 라는 제목의 10분짜리 영상물은 金대통령 중심으로 제작되긴 했지만 김종필 (金鍾泌) 총리와 박태준 자민련 총재도 자주 등장시키는 등 배려했다.

인사말 서두에서 金대통령은 "나의 낙선 기록은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을 것" 이라며 "세번 떨어지고 네번째는 출마하지 않으려 했는데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네번째에 됐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다행히 국민들이 거둬 대통령이 됐다" 고 말해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노동문제를 많이 언급한 金대통령은 말미에 '金총리와 전 국무위원 및 모든 정부 관계자들' 의 협력에 감사를 표시하며 난국 극복에 자신이 선두에 서 역량을 다하겠다고 다짐. 朴의장이 "역사상 유례없는 공동정부가 국민의 정부로 승화되기를 기대하며" 라고 건배사를 하자 金총리가 이어 金대통령에 대한 '칭송' 을 담은 건배사를 했다.

金총리는 "지난해는 왜 그리 길었는지 정말 롱기스트 이어 (가장 길고 지루한 한해) 였다" 며 공동정권 1년의 어려움을 회고한 뒤 "그러나 金대통령이 매우 정확한 선택으로 리더십을 발휘, 국민들이 그 리더십에 신뢰를 보내며 나라사랑의 정성을 보내 터널 저쪽 끝에 출구가 보이는 데까지 왔다" 고 자축. 축하 만찬은 서울대 김인혜 교수의 축가 '목련화' '희망의 나라로' 를 듣고 끝났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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