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 車연비 흠집잡기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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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의 연비 (燃比) 싸움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차는 25일 대우차의 '누비라Ⅱ' 광고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위법여부를 조사해 줄 것을 요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우자동차가 개발한 연료절약형 승용차 누비라Ⅱ의 엔진은 구형 누비라의 엔진과 같은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대는 대우에 대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아반떼 린번엔진과 누비라Ⅱ 엔진에 대해 국가공인기관에서 공개 테스트를 실시하자는 제안까지 내놓았다.

양사의 연비싸움은 지난 18일 대우차가 2천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누비라Ⅱ에 대한 언론품평회에서 '연비도 좋고 파워도 좋은 파워노믹스 엔진' 을 장착했다고 강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대우측은 "현대의 연료절감형 린번엔진은 시속 40~1백20㎞에서만 작동되는 것으로 일본 등 선진국에서 15년전에 등장했다가 시장성이 없어 사라진 구모델" 이라고 주장한데 이어 주요일간지에 '서울 - 부산, 힘없이 왕복할 것인가? 힘차게 왕복할 것인가?' 란 제목으로 연일 광고를 내면서 싸움은 표면화됐다.

'연비가 좋으면 파워가 떨어지고 파워가 좋으면 연비가 떨어진다' '한번 주유로 서울 - 부산 왕복은 기본이고 최고의 파워로 힘차게 왕복한다' 는 광고는 누가봐도 아반떼를 겨냥한 것이라는게 현대측 설명.

이번 싸움은 자동차 내수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메이커들이 특히 준중형차 수요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시점에서 벌어진 것이어서 쉽게 수그러들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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