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자 日製와 대결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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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어떻게 하면 일본 상품과 경쟁할 수 있을까. ' 수입선다변화 품목 해제로 관련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부터 일제 (日製) 캠코더.오디오.지프형 승용차 (1천5백㏄ 이상) 등 32개 품목의 수입이 자유화된데 이어 오는 6월30일부터 대형TV (25인치 이상) 와 승용차 전 품목 등도 수입이 허용될 예정이라 국내 시장에서 일제와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진 것.

◇ 시장 판도 변화 = 지난해 말 수입 규제가 풀린 품목가운데 현재 본격적으로 국내 시판에 나선 제품은 캠코더 뿐. 소니가 6개 모델 1천여대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에 들어갔다.

서울.부산.원주 등 17곳의 서비스센터와 전국 2백여개 대리점을 구축한 소니는 시장 공략을 위해 멤버십제를 도입, 캠코더 무상보증 수리기간을 3년 (일반 제품은 2년) 으로 연장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한달동안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에게 점차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며 올해 1만대 정도를 팔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캠코더 시장 규모가 1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10%의 점유율을 올린다는 얘기다.

진입을 탐색중인 오디오 (콤퍼넌트) 와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 (FDD) 는 하반기부터 수입이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디오는 그동안 일본 업체의 말레이시아.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수입됐지만 하반기부터 소니.JVC.파나소닉 등이 일본에서 생산한 미니콤포넌트를 앞세워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용 FDD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도 미쯔미.알프스.티악 등이 시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는 도요타가 미국산 차를 수입해 파는 식으로 들어와 있을 뿐 아직 일제 차를 팔기 위한 진출 시도는 없는 상황. 하지만 도요타.혼다 등이 꾸준히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 국내 업계 대응 = 국내 업체들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제품 개발과 부품 국산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판매망.애프터서비스망 확충도 서두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캠코더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김병윤 부장은 "현재 5개인 모델 수를 3월말까지 8~9개로 늘리고 전문 유통점을 확충해 일본 업체의 공세에 대응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FDD를 생산하는 삼성전기와 LG전자 등은 자체 유통망을 확충하는 한편, 유통망을 공동 활용해 일제품의 공세에 맞설 계획이다.

6월30일자로 수입이 풀리는 대형 컬러TV와 승용차에 대해서도 국내 업체들은 벌써부터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삼성.LG전자는 일본산 대형 컬러TV에 대응해 이미 지난해말부터 대형 평면브라운관 TV를 잇따라 출시, 시장 선점에 들어갔다. 자동차 업계는 대형차 시장의 잠식이 가장 심할 것으로 보고 이 분야 차종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모델 다양화와 애프터서비스 강화로 일제 차의 공략에 맞설 계획이다.

차진용.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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