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서거 150주기 기념공연등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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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서거 1백50주기를 맞아 기념 공연과 음반 출시가 즐비하다. '쇼팽 스페셜리스트' 로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스타니슬라브 부닌 (33) 이 오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팽의 '연습곡 (에튀드)' 전곡 연주회를 갖고, 80년 바르샤바 쇼팽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베트남 태생의 피아니스트 당타이손이 오는 5월4일 내한공연에서 '24개의 전주곡' '3개의 마주르카' 등 쇼팽으로만 꾸민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02 - 543 - 5331.

부닌의 내한공연에 맞춰 EMI레이블은 부닌이 녹음한 '연습곡' 전곡 음반과 함께 5장짜리 '부닌의 쇼팽 에디션' 을 출시했다.

이 전집 음반에는 피아노협주곡 제2번과 함께 '24개의 전주곡' '14개의 왈츠' '4개의 즉흥곡' '4개의 발라드' '피아노 소나타 제2번' 등이 수록돼 있다. 02 - 3449 - 9422. 이밖에도 김영호.문익주.강충모.김대진 등 국내 남성 피아니스트 4명이 9월28일 예술의전당에서 쇼팽 특집공연을 갖는다.

서울시향은 오는 5월중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협연으로 쇼팽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또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조반니' 중 2중창 '손을 잡고 저곳으로' 를 주제로 쇼팽이 작곡한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변주곡이 오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프라임필하모닉 (지휘 장윤성.피아노 공경미) 의 갈라콘서트에서 국내 초연된다. 02 - 455 - 8596.

쇼팽은 피아노 음악의 구약성서.신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평균율' 과 베토벤 '소나타' 를 잇는 위대한 음악의 유산. 그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연주되고 녹음되는 명곡이다.

1927년 그의 작품만으로 불꽃 튀기는 경연을 벌이는 쇼팽국제콩쿠르가 창설되기도 했다. 쇼팽 음악의 매력은 그 선율에 있다. 그는 기악곡의 음악적 뿌리가 성악곡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의 '연습곡' 도 화려한 테크닉 속에 감춰져 있는 단순한 선율의 따스함 때문에 '연습곡' 중 콘서트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고 있다.

특히 '12개의 연습곡 op.10' 중 제3번 E장조는 '이별의 노래' 라는 앤디 윌리엄스의 팝송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무대에 서기 전에 바흐의 '평균율' 을 연주하면서 워밍업했던 그는 바흐에 영향을 받아 각기 다른 장.단조로 '24개의 전주곡' 을 작곡했다.

대규모 형식보다 소품을 즐겨 썼던 쇼팽의 음악세계는 작지만 깊이있는 '음악의 소우주' 다. 그는 테크닉 과시를 위한 센세이셔널한 공연이 판을 치던 시대에 섬세함과 내면적 깊이를 추구했다.

작가 장 콕토는 미묘하고 섬세하게 변해가는 색채를 표현하는 그의 화성에서 '인상주의 음악' 의 싹을 발견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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