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전화 경쟁시대 개막]하나로통신 대 한국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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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2월1일. 1백여년 국내 통신역사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시내전화시장에 하나로통신이란 제2사업자가 등장해 소비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시내전화회사를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로통신은 오는 4월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1일부터 서울.부산.울산.인천 등 78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시범가입자를 받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시내전화는 한국통신이 하는 서비스와 사뭇 다르다.

한국통신이 음성서비스 위주라면 하나로통신은 일반 음성전화는 기본이고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한 인터넷 위주로 서비스된다.

◇ 기존서비스와 어떻게 다르나 = 시내전화서비스업체보다 고속 멀티미디어서비스업체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금의 일반전화는 음성통화에는 문제가 없지만 PC를 연결해 데이터통신을 해보면 여간 느린 것이 아니다.

동영상이나 그래픽이 많은 인터넷을 사용해보면 원하는 화면이 떠오를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忍터넷' 임을 실감케 한다. 지금까지 전화선으로는 최고 속도가 56k 정도였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가장 느린 것이 1백28k이고 가장 빠른 게 10M나 된다. 하나로통신에 물려진 PC는 켜기만 하면 자동으로 인터넷과 연결된다.

◇ 특징있는 서비스 종류 = 첨단 부가.지능망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한 집에 전화 하나로 네 개의 서로 다른 번호를 수용할 수 있는 멀티벨서비스가 있다.

전화번호를 누른 뒤 1번을 누르면 받는 사람이 아버지임을 알리는 '따르릉' 소리를 내고 2번은 어머니가 받으라고 '땡' 하고 울리는 것이다.

소자본창업 (소호)가들이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전화비서서비스도 등장한다. 이것은 대신 전화를 받아주거나 메모를 기억하는 것외에도 번호 하나만 누르면 주인이 있는 곳이나 휴대폰.삐삐로 자동으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친척끼리는 가상사설망서비스가 매력적. 아버지.처가집.누나.형님.동생끼리는 3~4자리의 번호만 누르면 연결된다. 음란.폭력전화를 막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전화기를 사용하면 전화거는 측의 번호를 확인할 수 있고 미리 등록되지 않는 번호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수신을 거부하는 비밀전화서비스도 있다.

◇ 통신망 구성일정 = 이 회사는 통신망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대기업은 전화국과 광케이블이 직접 연결된다. 케이블TV가 깔린 지역은 이를 통해 전화나 인터넷이 가능하다. 이때는 케이블모뎀이란 별도의 장치가 있어야 한다. 선을 깔기 어려우면 무선을 이용한다.

골목길 주택가는 도로를 파헤치는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정에 네모난 안테나를 달아 전화국과 연결한다. 무선가입자망 (WLL) 이란 이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휴대폰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은 초기에는 사업성이 있는 지역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 4월부터 서울.부산.울산.인천 ▶10월은 성남 ▶내년 1월 대전.대구.광주.안양으로 확대된다. 전국 주요도시로 확대되는 시점은 2003년으로 잡고있다.

[하나로통신은 어떤 회사인가]

삼성.현대.LG.대우.SK 등 국내 5대 그룹에 제2시외.국제전화업체인 데이콤과 전국적인 광케이블과 케이블TV망을 보유한 한전이 가세해 세워진 회사다.

자본금은 9천2백억원으로 내년말까지 2조원으로 증자될 예정이다.

[가입방법]

하나로통신은 가입자 2천만명을 보유한 한국통신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인 만큼 가능하면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지는 않을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통신과의 차별화를 위한 영업계획은 마련중이다. 먼저 요금이 저렴하다. 한국통신의 새로운 시내전화가입자들은 수도권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가입비 10만원 (해지때 돌려받지 못함) 을 내고 월 기본요금 4천원을 부담하는 것과 ▶설비비 24만2천원 (해지때 돌려받음)에 월 기본요금 2천5백원을 내는 것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에비해 하나로통신은 보증금과 가입비를 합쳐 15만원을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월 기본요금은 4천원. 그러나 이것은 한국통신이 제공하지 않는 고속인터넷 요금이 포함된 것이다. 3분 사용요금은 한국통신이 45원이지만 하나로통신은 이보다 2~3원 정도 싸다.

가입자가 초고속 멀티미디어서비스에 가입해도 한달 평균 부담하는 요금총액이 가능하면 6만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하나로통신측 복안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시내전화에 가입하면 예전에 쓰던 전화번호를 포기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하나로통신 가입자의 국번이 '6000' 번이어서 전화번호가 바뀌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원래 정보통신부는 한국통신 가입자가 하나로통신으로 전환해도 원래 쓰던 번호를 계속 가져가도록 할 방침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당분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예전번호로 걸려온 전화에 대해서는 한국통신이 2개월간 안내해준다. 하나로통신은 앞으로 2개월간 시범서비스지역에서 가입자를 모집한다.

시범가입자들은 이 기간중에 시내전화.인터넷을 무료로 이용케 해주고 전자우편주소와 홈페이지도 만들어준다. 이들이 상용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입비외에도 일정기간 동안 기본요금을 깎아준다는 것.

다만 고속통신을 즐기려면 486급 이상 PC를 보유하고 고속 랜 (근거리통신망) 카드를 갖고 있어야한다. 가능하면 집안에 전화회선이 여러개 있는 새로 지은 아파트 주민이 우대된다. 회사측은 워낙 서비스가 다양해 요금상담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고객에게 맞춤서비스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문의 080 - 6677 - 106.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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