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재회담 본격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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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의 마산집회 등으로 여야가 정면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이 여야 총재회담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여야 3당 총무들은 25일 박준규 (朴浚圭) 국회의장 주재로 회담을 갖고 총재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총재회담이 성사되도록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원칙적으로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도 '국회 529호실 사태' 에 대해 金대통령이 사과를 거부한 것은 회담을 하려는 의사가 없는 것이라며 장외투쟁 강행 의사를 밝혀 성사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 청와대 =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金대통령은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총재회담)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총재회담을 열 용의를 갖고 있다" 고 밝혔다.

朴대변인은 그러나 회담 전제조건으로 한나라당측이 제기한 金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대해선 "사과할 사항이 없다" 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미 김종필 (金鍾泌) 총리가 국회 529호실 사태와 관련,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며 "그에 대한 기존 입장은 확고하다" 고 말했다.

朴대변인은 또 여야 총재회담과 관계없이 경제청문회는 계속될 것" 이라며 한나라당의 마산대회를 주도한 李총재를 비난했다.

朴대변인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고 앞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지역화합을 위해 앞장서야 함에도 지역분열을 위해 앞장선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지도자로 생각할 수 있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고 말했다.

◇ 조세형 (趙世衡).박태준 (朴泰俊) 회동 = 국민회의 趙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朴총재는 오찬 회동을 갖고 "양당은 야당을 대화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으며 총재회담이 필요한다고 본다" 는 입장을 정리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총재회담 여건 조성을 위해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장외투쟁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지적했다.

또 총재회담 시기.방법.의제에 대해서는 향후 한나라당의 입장을 지켜보기로 했다.

◇ 한나라당 =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정치사찰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 표시를 분명히 하고 야당을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확실한 자세를 보여 준다면 총재회담을 언제 열어도 좋다는 게 우리 입장" 이라며 원칙적 환영 의사를 밝혔다.

安대변인은 그러나 "金대통령이 총재회담 준비를 지시하면서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사과를 거부하고 나선 것은 총재회담을 할 생각이 없음을 나타낸 것" 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기 위해 이번주 중 대규모 장외 규탄대회를 강행키로 했다.

29일엔 예정대로 경기도 이천.여주지구당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李총재는 이와 함께 대구 지역경제 파탄 실상 파악 및 경제계 인사와의 간담회를 위해 26일 대구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연홍.이하경.최훈.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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