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HP,SKC&C에 1억2,500만불 빌려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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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세계 최대 컴퓨터.계측장비 업체인 미국 휴렛패커드 (HP) 사가 SK그룹 계열 시스템통합업체인 SKC&C에 1억2천5백만달러 (약 1천5백억원) 를 장기저리로 빌려주기로 했다.

HP는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데이콤에 소프트웨어 개발과 컨설팅용역을 해주면서 4천5백만달러를 5년 기한으로 지원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업체에 대한 지원을 계속 늘리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오는 4월 국내에서 자본금 4천만달러 규모의 'HP금융사' 를 설립, 금융업 진출을 추진중인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해석하고 있다.

HP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딕 워밍턴사장과 한국HP 최준근 (崔俊根) 사장.SKC&C 변재국 (卞在國) 사장은 18일 이같은 내용의 '금융지원 및 전략적 제휴' 서명식을 가졌다.

HP 관계자는 "이 돈의 이자는 시중금리 (6%) 보다 낮으며 10년 분할상환 조건" 이라고 설명했다.

HP사는 전세계 35개국 현지법인에 금융지원사업부를 두고 자사 (自社) 장비를 사는 기업.정부.학교.병원 등에 장비임대 (리스).융자 등 금융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HP 崔사장은 "HP금융은 전산화 인프라에 투자하기 어려운 한국기업들에 금융지원을 하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어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HP는 이를 계기로 향후 SK그룹의 전산시스템 구축에 기술적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첨단 컴퓨터장비 등을 대량 판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C&C 卞사장은 "앞으로 양사간에 전략적 제휴 관계가 모색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돈을 SK 계열사 전산실 및 네트워크 통합과 데이터센터 건립에 사용할 계획이다.

SK는 당초 미국 IBM사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 그룹 전산화 업무를 위탁할 계획이었으나 대신 HP와의 전략적 제휴를 택했다.

이민호.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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