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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정부는 이동통신의 빅딜을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5개사가 많긴 하지만 경쟁 덕에 국민이 좋은 서비스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일부에서 재정을 문제삼는데 초기 상황만 보고 통합을 거론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일부 업체는 벌써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정보 인프라 전도사' 를 자처하는 남궁석 (南宮晳) 정보통신부 장관. 전문경영인에서 정보통신 정책 결정권자로 탈바꿈한 그를 12일 오후 장관실에서 만났다.

- 업무 파악은 끝났습니까.

"오늘로 꼭 3주째가 됐는데 겨우 돌아가는 사정을 조금 알것 같습니다."

- 공무원으로 신분이 바뀌니까 어떤가요.

" (장관직이) 상당히 익사이팅한 자리 같습니다. 국정 철학과 맞는다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쳐 보이고, 소신있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습니까. "

- 재임중에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의외로 많은 일을 할수 있을 것 같애요. 지금은 새 천년을 앞둔데다 패러다임이 '산업화' 에서 '정보화' 로 격변하는 중요한 시깁니다. 사이버라는 가상세계의 출현으로 시.공간의 개념이 무한해졌고 이 변화는 매우 충격적이며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것들입니다. MIT대 돈 호반 교수 등 미래학자들은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개인.기업.국가는 생존하지 못한다고 단정했습니다."

-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선 정보 인프라가 갖춰져야 합니다. 전자상거래.전자결재 등 정보화에 걸맞는 법과 제도가 정비되는 것도 시급해요. 그래서 올해 통신정책의 최우선 과제도 초고속망 구축에 둘 계획입니다."

- 많은 돈이 들어갈텐데 재정적자로 허덕이고 재원도 빠듯한 상황에서 가능할까요.

"정보화 사회로 가기 위해, 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입니다. 미국은 90년대초 정보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해 1천7백만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고 실업률을 사상 최저로 만들었습니다."

- 최근 이동통신업계가 빅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장관 취임후 이동통신업체 현황을 파악했더니 다들 일을 잘 하고 있습디다. 통신사업은 선도투자 개념에서 봐야 합니다. 정부의 개입이 필요할 정도로 업계 사정이 심각하진 않아요. "

- 반도체 빅딜과 관련, LG에 데이콤 경영권을 넘겨줄 것이란 소문이 파다합니다. 정부가 LG에 PCS허가를 내줄 때 내걸었던 5% 지분제한을 풀 생각은 있습니까.

"이 조건은 경제력 집중 방지 등 정책적인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며, 지금도 바꿀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 한통에 대해 후발업체들의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요.

"불공정거래가 없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현재 통신위원회에서 우선 한통의 시내 영업조직은 본사에서 분리해 별도의 법인으로 만들 생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종의 '일반전화신청 접수법인" 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정보통신 개혁과 관련, 대통령으로부터 특별한 주문은 없었습니까.

"아직 새해 업무보고도 못했습니다. 다만 발령을 받고 청와대로 가니 대통령께서 디지털이동통신 수출에 전력을 다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 스스로 해외에 직접 나가 수출 일꾼 노릇을 할 생각입니다."

- 무궁화위성 1.2호가 모두 제대로 못쓰여지는 판에 올해 또 위성이 두개나 올라가는데 무슨 대책은 없습니까.

"나도 비싼 위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불만입니다. 올해도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각각 위성을 발사하는데 내용을 파악해 개선책이 있으면 강구해볼 생각입니다."

곽재원.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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