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집트, '후세인은 폭군' 이라크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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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가 10일 이례적으로 이라크인들에게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는 혁명을 일으킬 것을 강력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관영 SPA통신은 이날 지다에서 24일 열리는 걸프협력위원회 외무장관회담에 앞서 발표한 논평을 통해 '후세인은 국민을 살해.고문한 바그다드의 폭군' 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후세인을 맹공했다.

그러면서도 이라크 국민을 괴롭히는 경제제재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사제재는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집트의 아무르 무사 외무장관도 11일자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쿠리에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모한 도발로 아랍인 전체에 오명을 씌우고 있다" 고 후세인을 비난하고 "그를 제거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같은 양국의 태도는 몇가지 의도가 들어있다.

우선 경제제재 해제 촉구는 수년간 계속된 서방국가의 경제제재로 고통받는 이라크 국민들을 방관할 경우 자국민들의 '아랍형제국 이라크국민' 에 대한 동정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이다.

두번째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내 첩보활동 폭로 등으로 '기 (氣)' 가 살아나는 후세인을 견제, 아랍권 최고인구국가 (이집트) 와 종교적 중심국가 (사우디아라비아) 로서 확고한 위치를 각각 차지하려는 의도다.

이와함께 현재 미국.영국에 좌우되고 있는 이라크 사태에서 자체 발언권을 행사함으로써 아랍권내 자체 영향력을 더욱 증대하자는 생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대해 이라크는 격렬하게 반발을 보이고 있어 향후 사태진전이 관심을 끌고 있다.

모하마드 사이드 알 - 사하프 외무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배신행위' 라는 표현을 쓰며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쿠웨이트를 싸잡아 맹비난을 퍼부었다.

◇ 최근 이라크 사태 일지

▶98년 12월 17일 = 미.영, 바그다드에 미사일 공습▶98년 12월 18일 = 러시아.프랑스, 공습에 불만표시▶98년 12월 26일 = 이라크, 영국기에 대공포 공격▶98년 12월 30일 = 미.영기에 미사일 발사 보복으로 방공포대 폭격▶99년 1월 5일 = 미군기와 이라크기 첫 공중전▶99년 1월 8일 = 유엔무기사찰단 이라크내 첩보행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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