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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광주세계광엑스포] 보고 만지고 … 오감으로 즐겨라, 빛의 향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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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서 ‘세계 최고의 빛 축제’가 펼쳐진다. 2009광주세계광엑스포가 10월 9일 광주 상무시민공원과 금남로 일원에서 개막한다. 빛을 주제로 한 엑스포는 159년 박람회 역사상 처음이다. 세계의 빛들이 광주 속으로 들어온다. 세계 빛 도시들과 조명기업·디자이너로 구성된 ‘세계 빛 도시 연합(LUCI)’은 광주서 총회를 개최하며 적극 참여한다.

광주시가 지난해 7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비단물결을 형상화한 금교의 야경. 시는 2007년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200억원을 들여 광주천 교량 20곳의 경관을 ‘빛 고을’ 이미지에 걸맞게 개선한다. [프리랜서 오종찬]


광주세계광엑스포는 크게 ▶주제전시 ▶산업전시·콘퍼런스 ▶빛의 축제로 구성된다. 주제전시를 위해 10개의 전시관이 들어선다. 다양한 전시관서 빛을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하며, 빛을 이해하고 빛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탑승했던 소유스 우주선의 실물을 러시아서 빌려 가져온다. 공군 전투기가 전시장에 두 대 나온다. 공군 조종사가 훈련하는 비행시뮬레이션도 체험해 볼 수 있다. 에어쇼도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유일의 조명박물관이 옮겨와 빛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프랑스 리옹 등 세계 40여 개 도시와 유명 기업은 별도의 전시관서 빛으로 꾸민 도시의 모습을 선보인다. 관람객이 미술가들과 함께 빛의 콘텐트를 채우는 시민 파빌리온도 마련된다. 산업·전시 콘퍼런스는 세계 10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마케팅을 펼치고 신기술 동향을 알아보는 자리다. 광산업전시회와 발명전시회, 국제광기술콘퍼런스 등이 이어진다.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프랑스 조명 전문가 알랭 귀오는 빛의 축제 총감독을 맡아 "광주 도심의 얼굴을 매력적으로 바꿔 놓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리옹의 빛 예술축제 총감독을 지낸 그는 빛의 환희를 만끽하도록 이끈다.

10월엔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축제가 몰려 있다. ‘The Clue-더할나위 없는’을 주제로 한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비롯해 ‘광주의 명동’ 충장로의 1970~80년대 모습을 되살린 추억의 7080 충장축제, 2009광주김치축제가 잇따라 펼쳐진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한 광주 광산업의 성과를 국내외에 알리고 미래 발전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엑스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태초에 그러했듯이 빛과 벗 하리라
김제완 과학문화진흥회 이사장

빛은 태초로부터 인간의 관심사였다. 고대인들은 산불을 겪으면서 불을 무서워했을 것이다. 불이 따뜻함을 주고 세상을 환하게 밝힌다는 사실도 깨달았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빛을 더 잘 알게 되고, 빛을 만들고 제어하며 활용하는 산업이 발전했다.

광주세계광엑스포는 빛을 직접 만지고 만들어보면서 빛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광엑스포의 ‘빛 과학체험관’을 기획하면서 빛의 실체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37억 년 전 우주가 탄생할 때 그 장엄한 빛과 빅뱅의 소리를 재현한 ‘태초의 빛’을 전시한다. 이 태초의 빛은 1978년과 2000년 노벨물리학상의 업적에 나타난 데이터를 근거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X선· 감마선· 적외선 같은 전파도 접해볼 수 있다. 또 우리 눈이 빛을 통해 사람의 얼굴을 인지하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가시광선, 즉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첫 번째 빛이라 부르고, X선·적외선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두 번째 빛이라고 하면 ‘제 3의 빛’에 해당하는 게 중성미자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지구 자체도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그냥 뚫고 지나가는 유령 같은 실체다. 제 3의 빛을 검출하는 장치의 모형도 만나볼 수 있다.

빛의 과학은 앞으로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킬 것이다. 전류 대신 빛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광 컴퓨터가 멀지않은 장래에 선보이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는 도료·아스팔트 등도 등장한다.

좀 더 미래지향적인 응용분야를 상상해보면 서로 접촉하지 않더라도 움직일 수 있고 정보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실현될 수도 있다. 정보유통이 획기적으로 발달하고, 생명현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빛의 과학은 이처럼 무궁무진하다.

광주세계광엑스포는 미래과학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학생과 일반인뿐 아니라 선생님들과 과학자들에게도 훌륭한 체험이 될 것으로 믿는다.


김제완(77) 과학문화진흥회 이사장

경북 상주 출생, 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수상(2008)

저서: 『겨우 존재하는 것들』 『빛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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