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체들, 외자유치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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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개인휴대통신 (PCS) 을 비롯한 이동통신업계의 빅딜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의 외자유치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빅딜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재무구조가 건실한 기업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따라 향후 휴대폰업계의 구조조정에서 외국투자가들이 주요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프리텔은 미국의 투자전문업체 캘러한으로부터 4억달러의 외자를 들여오기로 하고 조만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한통프리텔은 신주 발행을 통해 현재 5천억원인 자본금을 6천억원으로 늘리는데, 이때 캘러한이 주당 2만원 정도에 전량 매입토록 할 예정이다.

이 경우 캘러한은 20%의 지분을 가진 2대주주가 되며 한통프리텔 임원 9명중 마케팅 분야 등 2명에 대한 선임권을 갖는다. 반면 한통프리텔의 최대주주인 한국통신의 지분은 33%에서 26%로 낮아진다.

신세기통신도 미국의 전화회사 에어터치와 사우스웨스턴벨 (SBC) 등으로부터 1천여억원의 자본 유치를 추진중이다.

에어터치와 SBC는 현재 신세기통신의 지분을 각각 10.5%, 9%를 보유하고 있는데 실권주 인수를 통해 양사의 지분을 총 26%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신세기통신은 4천억원인 자본금을 5천억원으로 증자하는 과정에서 해태.한전 등 주주들의 불참으로 30%의 실권주가 발생했는데 이를 에어터치 등 두 회사가 모두 인수하기로 한 것.

이에 대해 포철.코오롱 등 대주주들도 반대하지 않고있어 26일 열릴 이사회에서 추가적인 외자유치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이밖에 정보통신분야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 중인 SK텔레콤도 영국의 휴대폰업체인 보다폰 등 4개 외국업체와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솔PCS는 지난 8월 벨캐나다와 미국의 AIG펀드로부터 2억6천만달러, LG텔레콤은 지난 10월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으로부터 4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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