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반잠수장 격침]발칵 뒤집힌 여수앞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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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7일 밤 전남여수 앞바다에 침투했다가 18일 오전 격침된 북한 반잠수정에서 침투조로 보이는 무장간첩 시신 1구가 인양됨에 따라 여수.통영 등 서남해안 일대에는 나머지 잔여 인원의 육상침투에 대비, 물샐 틈없는 경계가 펼쳐진 가운데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반잠수정이 나타난 전남여수시돌산읍율림리 임포마을은 60여가구가 살고 있는 해맞이 관광명소. 거북 모양이며 644년 원효대사가 향일암을 세웠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거북머리가 정동방향으로 향하고 있고 향일암 바위가 거북등처럼 갈라져 연말연시에 관광객이 밀려드는 곳이다.

관광객들이나 드나들던 평화롭기 그지없는 마을이라 주민들은 매우 놀란 표

정으로 상황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군경은 18일 오전 5시부터 여수~순천간 국도 17호선인 여수시율촌면신풍리와 주삼동석창리, 돌산읍 돌산대교 등지에 임시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북한 공작원의 육상침투 가능성에 대비했다.

군경은 잠수정이 처음 발견된 여수시돌산읍임포리로 통하는 길목 곳곳에 병력을 증강배치하는 한편 왕래하는 차량과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계를 폈다.

○…군경은 잠수정 침투 당시 임포리 근처 해안을 운행한 갤로퍼 승용차를 접선 용의차량으로 추정하고 이 차를 운전한 鄭모 (31) 씨와 친구 李모 (32) 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여수경찰서로 데려가 17일 밤의 행적을 조사중이다.

鄭씨 등은 "밤낚시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군인 2명을 시내까지 데려다준 적은 있으나 그때까지 간첩선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 고 진술, 용의점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침된 반잠수정의 침투가 포착되기전 17일 오후 9시쯤 전남 목포항 인근 해상에서 괴물체가 나타났다는 육군 초병의 신고가 목포해경에 접수됐다.

목포시충무동 외달도 앞 해상을 감시하던 육군 모부대 초병이 해상을 탐조등으로 감시하던중 "물속에서 사람 머리같은 것이 들락거리고 있는데 혹시 북한 침투요원인지 모른다" 고 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은 경비정 2척을 급파, 해상을 정밀 조사한 결과 어망.스티로폼 등 부유물로 확인돼 긴박하게 펼쳤던 작전이 1시간여만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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