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동고동락한 동교동계 상도동계와 함께 대표 정치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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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50년 정치 인생엔 동고동락을 함께한 숱한 ‘동지’들이 있다. 특히 그의 비서·가신·측근 그룹을 일컫는 ‘동교동계’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더불어 한국 현대사를 풍미한 정치 세력이었다. DJ는 대통령 퇴임 직전인 2003년 초 “동교동계란 표현을 쓰지 말라. (동교동계는) 나로써 끝났다”며 계보 해체를 지시했다. 하지만 동교동계는 여전히 DJ정치를 대표하고, 그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동교동계= ‘DJ 인맥’은 1961년 5대 민의원 재선거에 당선되면서부터 시작된다. DJ의 목포상고 후배인 권노갑 전 고문은 인제 보궐선거 때부터 50년 가까이를 함께한 ‘분신’이다. 이어 비서실에 합류한 고 방대엽씨와 엄창록씨 등도 동교동 1세대로 불린다. 수행비서로 DJ와 인연을 맺은 이윤수 전 민주당 의원은 ‘DJ 경호대장’으로 불린다. 한겨울이면 DJ의 신발을 가슴에 품어 체온으로 신발을 따뜻하게 덥힌 일화로 유명하다. 한광옥·한화갑·김방림·최재승·설훈·조재환·윤철상·장성민 전 의원 등도 그의 비서를 지낸 측근그룹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동교동계에 합류한 인사로는 고 채영석 전 의원과 이협·정동채 전 의원 등이 있다.

80년 신군부에 의해 사형을 선고 받은 뒤 미국 망명길에 오른 DJ는 김경재 전 의원 등과 만나면서 미국 내에 DJ 인맥을 심었다. 미국 한인회총연합회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DJ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다. 청와대 비서실장·문화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18일 DJ 임종 때까지 곁에서 그를 지킨 ‘영원한 DJ맨’이다.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DJ는 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선언, 영국 유학길에 오른다. 이어 95년 귀국하면서 아태평화재단을 설립, 정계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때 그는 정치권 밖의 신진 세력들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다. 국민회의에 합류하면서 인연을 맺은 정치인들은 ‘DJ대통령 만들기’를 성사시켰다.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천정배·정동영 의원, 김한길 전 의원, 박선숙 민주당 의원 등이 있다. 이해찬 전 총리, 임채정 전 국회의장, 박상천 전 대표 등은 지근 거리에서 그를 보좌한 참모이자 측근 그룹이다.

DJ의 정계 복귀를 반대하다 97년 대선 직전 국민회의에 참여한 인사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김원기 전 국회의장,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있다.

동교동 구파이자 국민회의를 이끌었던 고 조세형 전 총재권한대행, 이종찬 전 국정원장, 김원길 전 의원 등은 공식 라인에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사람들이다. 특히 한광옥 전 대표는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와의 후보 단일화(DJP연합)를 이끌어낸 공신으로 꼽힌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역등권론·DJP연합 구상으로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했다. 김상현·정대철 전 의원 등은 당 안팎에서 지지그룹을 모으는 등 DJ 인맥 형성에 역할을 한 인사들이다.

◆학계·전문가·여성 그룹= 국민의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중권 전 대표,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한승헌 전 감사원장, 전윤철 전 부총리 등은 정부와 청와대의 요직을 맡으면서 DJ의 정치철학을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또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등 ‘학현학파’로 불린 학자들도 대표적인 DJ 인맥이다.

고 이태영 여사, 고 이우정 의원, 박영숙 전 의원, 한명숙 전 총리, 신낙균 의원 등은 대표적인 여성계 인사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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