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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고기 잡고 열매 따고…

중앙일보

입력

개구쟁이들의 첨벙대는 발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피라미떼, 쏟아지는 별빛 아래 모깃불 피우고 먹는 옥수수-. 여름만큼 추억거리가 푸짐한 계절도 없다. 요란한 매미 울음소리에 묻혀가는 여름이 아쉽다면 가까운 농촌체험농장에 들러보자.


황토논물에 풍덩

“까르르-” 비탈에서 미끄러져 황톳물에 풍덩 빠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조용하던 마을을 뒤흔든다. 고양시 선유동 농촌체험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황토논물 체험’ 현장의 한 장면이다. 미끄럼 타는 재미에 덤으로 황토 마사지까지 받으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호응도 높다. 황토논물에는 미니골대와 보트가 갖춰져 논물 축구와 보트 경주도 즐길 수 있다.

서리골로 불리는 선유동은 올해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받았다. 오랫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까닭에 수도권에서는 보기 드문 자연경관을 지녔다는 것이 이곳의 자랑거리. 북한산 줄기를 타고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같은 생태관광자원도 분포돼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52가구 마을주민들이 직접 준비했다.
 
논물에서 미꾸라지·장어·우렁이를 잡아보는 ‘물고기잡기’도 재미가 색다르다. 이외에 압화·잔디인형 체험, 떡 만들기, 옛 물건·역사문화 탐험을 해볼 수 있다

 지난달 17일 개장 이래 지금까지 다녀간 체험객은 500여 명. 이문희 체험마을 추진위원장은 “시골 마을이 모처럼 시끌벅적해 살맛난다”며 “농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사계절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름체험행사는 오는 23일까지 계속된다. 9월부터는 이직 선생묘와 고려장터를 돌아보며 문화역사를 배우는 ‘충효골짜기 체험’과 ‘짚풀공예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단체는 예약해야 한다. 체험프로그램 참가비는 2000~5000원. 구파발역에서 벽제역 지나 고양동으로 가다 ‘안장고개’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좌우로 마을이 보인다. 문의=031-969-1314

장수풍뎅이 관찰할까, 산양유 치즈 만들까
지난해 여름 출범한 ‘코코팜’은 체험학습을 운영했거나 준비해온 고양시 농가들이 손잡고 만든 체험학습농장 네트워크다. 차량으로 5~10분 거리에 모여 있어 농가를 돌며 다양한 체험을 하기에 부담 없다.

일산생태학교(덕양구 내곡동·031-904-4900)는 책에서만 봤던 쉬리·모래무지·남방노랑나비를 사시사철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체험장은 ‘민물고기 생태관’ ‘나비관’ ‘곤충관’‘식충식물관’으로 구성돼 있다. 장수풍뎅이·귀뚜라미 키우기, 식충식물 화분 만들기, 선인장 모둠심기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요즘엔 마치 동물처럼 움직이며 파리와 모기를 잡아 먹는 식충식물 화분 만들기가 인기다.

느타리버섯 농가인 삼송원체험농장(덕양구 동산동·02-385-9293)에서는 수제 소시지 만들기, 자신이 직접 짠 산양유로 치즈와 비누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친환경 농법의 토마토 성장과정을 배우고 직접 수확해볼 수 있는 마실촌(일산구 구산동·031-923-2240)은 이달 중순부터 당분간 농장체험을 쉰다. 이인 촌장은 “토마토 수확이 가능한 9월부터 다시 농가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체험학습 신청은 고양시 농특산물 직거래 사이트인 ‘행주치마장터(www.gyfarm.co.kr)’에서 하면 된다. 2~3개 농가를 투어로 체험하면 개별체험 때보다 참가비를 20% 절약할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계절에 따라 변동이 있으므로 확인 후 방문하도록 한다. 프로그램 체험비는 종류에 따라 1인 5000~2만원선이다.

“지난 5월엔 15농가가 참여하는 고양시체험농가협의회가 구성됐다”는 정영주 코코팜회장은 “앞으로 참여 농가의 폭을 넓혀 보다 다양한 체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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