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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만 유대인 세계를 '쥐락펴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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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워싱턴에선 최근 홀로코스트 재산 환수를 위한 국제회의가 열려 각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나치 약탈 예술품 목록을 공개키로 합의하는 등 큰 진전을 봤다.

회의는 세계유대인회의 (WJC) 등 13개 유대인 민간단체 외에도 미국.러시아.독일 등 44개국 정부 관계자도 참석, 나치에 의한 피해를 되돌리는 일에 목청을 높였다.

50여년전의 만행이 되풀이돼선 안된다는 세계적 평화의지가 이 같은 운동의 동인이긴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배경은 유대인들의 막강한 영향력이다.

유대인들은 전세계 인구의 0.3% (1천8백여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들이 국제정치.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엄청나다.

유대인들은 미국.러시아 등 주요 국가의 사회 전분야에 광범위하게 포진, '헤브루 후손들' 의 이익을 철저히 챙기고 있다.

최근 잇따라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보상 운동에서도 파워를 과시한 유대인의 실체를 알아본다.

유대인의 힘은 우선 미국을 돌아보면 가장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미국에서 유대인은 인구의 3% (5백80만명) 도 안되지만 정치.경제.언론.학계 등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엘리트층을 형성하고 있다.

포천지 선정 1백대 기업 소유주의 3분1가량, 상원의원의 10%, 백만장자의 20%, 아이비리그 대학교수들의 60%가 유대인이다.

클린턴 행정부에만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로버트 루빈 재무, 윌리엄 코언 국방 등 3명이 핵심 포스트에 포진해 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유대인이다.

재계에는 헝가리 출신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 시그램사의 에드러 브로프만 회장 등이 있고, 문화계에는 인도 출신 세계적 지휘자 주빈 메타와 '흥행의 천재'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있다.

특히 언론계의 유대인 장악은 두드러진다.

뉴욕 타임스 발행인 아서 슐츠버그, 워싱턴 포스트 명예회장 캐서린 그레이엄, 월 스트리트 저널 발행인 피터 칸 등이 모두 유대인이다.

CNN.타임.포천.피플.라이프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세계 최대의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그룹 타임워너의 제럴드 레빈 회장은 한때 랍비 (율법박사)가 되려고 했던 독실한 유대인이다.

1인당 국민소득 1만7천달러인 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매년 48억달러의 원조를 받는 최대 수혜국이란 아이러니도 이 유대인 커넥션에서 연유한다.

러시아에서도 유대인은 돋보인다.

'킹메이커' 로 불리는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로고바자 그룹 회장,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도 유대계다.

유력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의 편집국장 겸 사장이었던 이고르 골롬비욥스키를 비롯, 언론계에도 유대인의 뿌리가 깊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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