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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신지애 벌써 5승,'세리 키즈' 전성시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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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호 22면

왼쪽부터 김인경·신지애·지은희·박세리·박희영·임성아 [중앙포토]

“한국 선수가 미국 무대에서 통하겠어. 1승도 어려운데 메이저 대회는 꿈도 못 꿀 거야.” 박세리가 LPGA투어 데뷔를 앞둔 1997년 국내의 골프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런 반응을 보였다. 아무도 가 보지 않았던 길에 대한 동경과 함께 우려 섞인 전망을 쏟아냈다.

LPGA 뒤흔든 '서울 시스터스

이듬해 LPGA투어에 데뷔한 박세리는 LPGA투어 생애 첫 승과 두 번째 우승을 모두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무려 20홀 연장전 끝에 우승하던 장면은 프로골퍼를 꿈꾸는 주니어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우상’ 그 자체가 돼 버렸다. 그리고 가 보지 않았던 두려움의 길은 그렇게 한순간에 ‘희망’의 길로 변해 버렸다.

나이 어린 선수만이 아니었다. 라이벌 박세리의 화려한 비상을 지켜본 동갑내기 ‘땅콩’ 김미현(32) 역시 바로 이듬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미현 역시 데뷔 첫해에 2승을 거두면서 두 선수는 LPGA투어 한국 진출 1세대로 자리 잡았다. LPGA투어에서 김미현마저 통하는 것을 보자 그보다 키가 더 작은 장정(29)도 LPGA투어에 합류했고, 2000년엔 미국 유학파 박지은(31)마저 가세하면서 LPGA투어는 ‘약속의 땅’으로 변했다.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은 1~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박세리·김미현·박지은(1세대)-그 밖의 선수(1.5~2세대)-세리 키즈(3세대)’가 그것이다. 1.5~2세대는 2000년부터 2007년에 걸쳐 다양한 루트로 LPGA투어에 데뷔했다. 더구나 그 수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표적인 선수는 한희원(31)·박희정(29)·김영(29)·이미나(28)·배경은(24) 등이다.

그러나 최근엔 1세대인 박세리·김미현 등의 퇴조 기미가 뚜렷한 가운데 3세대인 ‘세리 키즈’가 LPGA투어를 휘젓고 있다. 특히 88년 용띠 골퍼들은 2년 전부터 한국 여자골퍼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한두 살 위인 이선화(23)·지은희(23)·최나연(22)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치면서 어엿한 '서울 시스터스'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박세리 데뷔 이후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은 모두 82승을 거뒀다. 그 가운데 17승은 박세리 키즈가 일궈 낸 승리다. ‘세리 키즈’는 모두 90년대 후반 박세리의 활약을 보며 꿈을 키운 세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승, 올해 2승을 거둔 신지애를 비롯해 김인경·오지영 등은 벌써 LPGA투어의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20대 초반의 ‘세리 키즈’가 LPGA투어를 쥐락펴락할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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