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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맞아 멸치-까나리액젓 '불꽃 공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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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멸치액젓이냐, 까나리액젓이냐. ' 막바지 김장철 젓갈시장에서 멸치와 까나리가 불꽃튀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김장용 젓갈시장은 전통적으로 멸치액젓이 60% 가까이를 차지해왔으나 까나리액젓이 지난해 상품으로 나오면서 멸치액젓의 독주에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올들어 까나리액젓은 젓갈시장의 40% 가량을 휩쓰는 돌풍을 일으켰고 멸치액젓 점유율은 급기야 50% 밑으로 떨어진 것. 까나리는 멸치에 비해 비린 맛이 덜하고 담백하면서도 구수해 상품화하자마자 인기가 치솟았다. 또 고급어종이면서도 까나리액젓값은 5백g짜리 제품의 경우 1천3백원, 멸치액젓은 1천1백원선으로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까나리액젓이 멸치액젓의 대용품으로 자리잡는 템포가 빨라지는 추세. 까나리액젓의 이같은 인기몰이 덕에 젓갈시장도 지난해 4백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5백억원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올들어 10월까지 멸치액젓 매출은 1백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백35억원)보다 11% 감소한 반면 까나리액젓은 35억원에서 85억원으로 무려 1백42% 늘어났다.

지난해 김장 젓갈시장의 판도는 멸치액젓 59%, 액체육젓 21%, 까나리액젓 20%선. 그러던 것이 올 들어서는 멸치액젓 점유율이 45%로 14%포인트나 떨어지면서 50%선이 무너졌고 까나리액젓은 2배에 가까운 38%로 치솟았다.

액체육젓은 4%포인트 하락한 17%선. 까나리액젓은 특히 김장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멸치액젓의 아성을 무섭게 몰아세울 기세다.

젓갈시장의 지각변동에 맞춰 멸치.까나리액젓을 생산하는 업체간 판촉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멸치액젓이 주력인 '하선정' 은 까나리의 맹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TV광고를 강화하면서 수성(守城)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까나리가 주력인 대상은 '청정원 까나리액젓' 2백50g짜리 1백만개를 무료로 배포하면서 바람몰이에 나섰고 삼원식품도 까나리액젓 저변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롯데삼강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 (OEM) 방식으로 까나리액젓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제일제당.오뚜기.풀무원도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젓갈시장 공략을 벼르고 있다.

업체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하선정은 멸치액젓의 부진으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59%에서 올해는 49%선으로 떨어진 상태이며 대상은 까나리를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16%에서 36%로 끌어올렸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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