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록 두 뿌리,신중현 밴드결성-산울림엔 헌정음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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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 록의 두 증인 신중현.산울림이 내년 새롭게 조명된다.

신중현은 16년만에 밴드를 결성하고 대중앞에 컴백하며 산울림은 후배 가수들로부터 헌정 (트리뷰트) 음반을 받음으로써 가요사적 위치를 분명히 하게된다.

신중현이 결성할 밴드 '김삿갓' 은 신중현이 손수 기타와 보컬을 맡는 5인조. 최수경 (건반).김성수 (베이스).최경희 (기타).유상원 (드럼) 등 멤버들은 언더에서 활동해온 세션맨들로 지난9월부터 2달 넘게 맹연습해왔다.

올초 낸 신보 '김삿갓' 수록곡을 비롯, 60년대 '애드포' 부터 70년대 '신중현과 엽전들' 시절의 히트곡및 김추자.펄시스터스.장현.박인수 등에게 지어준 노래들까지 '옛날풍' 으로 연주할 예정. 내년초 체육관에서 대형 단독공연을 갖고 이후에는 전국을 순회할 계획이다.

육순을 눈앞에 둔 그룹 롤링 스톤스와 함께 활동중인 로커로는 '세계 최장수' 가 되는 신중현 (55) 은 매일 새벽 6시에 기상, 2시간씩 조깅을 해 온만큼 체력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이 컴백은 83년 이남이.문영배와 함께 '세 나그네' 로 활동했던 이래 16년만이다.

'세 나그네' 가 반응을 얻지못한 채 해체된뒤 은둔생활을 해온 그는 여러 차례 컴백 권유를 받았지만 "때가 아니다" 며 사양해오다 지난해 트리뷰트 음반으로 재조명을 받으면서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음악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흑인음악에 휩쓸려 방향감각을 상실한 요즘 가수들에게 한국가요의 원류를 일깨우는 데도 뜻이 있다" 며 "스피드 대신 인간의 마음이 숨쉬는 연주, 욕망에서 벗어난 차분한 록 세계를 보여주겠다. " 고 출사표를 던진다.

신중현에 이어 한국 록의 맥을 지켜온 그룹 산울림도 77년 '아니 벌써' 로 데뷔한지 22년만인 내년 1월 트리뷰트 음반을 받는다.

지난해 나왔던 신중현.유재하 트리뷰트에 이어 한국 가요사에 또하나의 이정표가 될 이 음반은 산울림을 들으며 자라 그 피를 이어받은 80~90년대 가수들이 사심없이 뭉쳐 만드는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두 장으로 구성될 트리뷰트 음반엔 산울림 노래중 가요사적 의미가 깊은 20곡이 엄선된다.

한장은 정통 록, 또 한장은 어쿠스틱 발라드 중심이다.

'록' 편엔 윤도현밴드 ( '나 어떡해' ).시나위 ( '아니 벌써' ).자우림 (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블랙 신드롬 ( '빨간 풍선' ).김장훈 ( '가지 마오' ).델리 스파이스 (미정) 등이 참여한다.

'어쿠스틱' 편엔 한동준 ( '둘이서' ).유리상자 ( '노모' ).동물원.여행스케치.임지훈.일기예보 (이상 미정) 등이 곡을 부른다.

김창완을 '선생님' 으로 부르는 일본의 '한국 록밴드' '곱창전골' 도 외국가수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 음반은 산울림의 명곡을 재해석함으로써 가요사를 정리하고, 자신들의 음악적 뿌리도 반추해보고싶다는 가수들의 뜻을 산울림측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음반 수익금은 전부 불우 어린이 돕기 기금으로 쓰여진다.

과거 '자선' 을 내건 음반들이 수익 전용 (專用) 의혹을 받았던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수익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식 루트를 통해 기부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은 상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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