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일본 민주당 대표 “총리 되면 야스쿠니 참배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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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내가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제 침략을 미화해온 대표적인 종교 시설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11일 도쿄 민주당 본부에서 주일 외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각료들도 자숙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달 30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여론 조사 등에서 집권 자민당을 앞서가고 있다. 하토야마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담화는 자민당과 연립한 사회당 출신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1995년 “일본의 침략을 받은 국가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후회한다”고 밝힌 것을 말한다. 이 담화는 이후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됐다. 자민당이 추진해온 자위대의 역할 확대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방어만 전념하는 전수방위”라고 밝혀 집단적 자위권 허용과 북한의 미사일기지 공격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재일 한국인 등 영주 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이번 총선 공약집에서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내에서 아직 논의가 집약되지 않았다”며 “빨리 결론을 내야 하지만 여러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임 후 처음으로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을 맞게 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야스쿠니에 참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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