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타는 임원이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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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나응찬 (羅應燦) 신한은행장의 전용차 번호는 '서울×× 허××××' . '허' 자는 렌터카임을 의미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월초 행장 전용차를 렌터카로 바꾼 데 이어 이달말까지 3백여대의 임원 및 업무용 차량을 모두 렌터카로 대체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총무부 윤승욱 차장은 "시험적으로 2대의 렌터카를 사용해보니 2천㏄급의 경우 대당 월평균 20만원 가량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전차량을 대체하면 연간 7억~8억원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정비.사고처리.보험.검사 등 각종 차량관리 잡무를 줄일 수 있다" 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 이후 경비절감 차원에서 렌터카를 사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VIP렌트카를 비롯해 렌터카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는 금호타이어.대한통운.기아자동차판매 등 대형업체들이 장기대여 차량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VIP렌트카의 경우 현재 2천5백대의 보유차량 가운데 1천9백대를 장기임대중이다.

지난해말 2백여 업체에 1천7백대를 장기대여했던 이 회사는 연초 고객들의 잇따른 부도로 어려움을 겪긴 했으나 한국유리.코오롱유화.삼양사.한미은행.보람은행 등 1백여 회사가 새로 고객으로 들어와 지난해 수준을 웃돌게 된 것.

VIP렌트카 영업팀의 이만호 팀장은 "과거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이 일부 업무용 차량을 장기대여해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은행.관공서.중소기업까지 사용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며 "기업.관공서 등이 차량관리 업무를 아웃소싱 (외부발주) 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렌터카 수요는 계속 늘 것" 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올들어 대상그룹.주택은행.캡스 등 30여 업체와 신규계약을 함에 따라 장기대여 차량이 1천5백여대로 늘었다.

올들어 서울은행.한진건설 등과 새로 계약을 한 대한통운의 경우는 1천5백대의 보유차량중 1천2백50대를 장기대여해 주고 있다.

또 지난 9월 새로 사업에 뛰어든 기아자동차판매 관계자는 "월평균 장기대여 차량이 5백대씩 늘고 있어 내년 3월까지 보유차량을 5천대로 늘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대여사업 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전국 렌터카 차량대수는 2만7천4백70대로 1년 전 (2만3천2백50대) 보다 4천2백여대 늘어났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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