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부시 전대통령 두아들 형제 주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의 두 아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나란히 형제 주지사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장남 조지 (52) 는 압도적 표차로 텍사스 주지사로 재선됐고, 차남 제브 (45) 도 근소하지만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고 플로리다 주지사로 당선됐다.

공화당 깃발을 내건 이 두 사람의 당선으로 대통령과 상원의원 (할아버지 프리스콧 부시.코네티컷주).주지사를 배출한 부시 가문은 민주당이 애지중지하는 케네디가와 어깨를 견줄 미국 최고의 정치 가문으로 부상했다.

특히 장남 조지가 현직 주지사의 낙선전통이 강한 텍사스주에서 24년 만에 전통을 깨뜨린 것은 그가 차기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공화당 후보가 되는 기반을 굳힌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지 부시 지사는 선거전 CNN 방송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공화당 예상 후보중 2위인 엘리자베스 도울 (봅 도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을 크게 제치고 (39대 17%) 1위를 차지했으며 민주당의 앨 고어 현부통령과 맞붙을 경우도 당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가 대통령이 되면 미 역사상 두번째로 '부자 대통령' 이 탄생되는 것이어서 그 상징성 때문에 공화당 지도부는 '정권탈환 특공대' 로 조지에게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 건국후 현재까지 부자 대통령으론 존 애덤스 (2대) 와 존 퀸시 애덤스 (6대)가 유일하다.

조지 부시 지사는 명문 예일대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 사업을 하다 94년 주지사가 됐다.

동생 제브는 79년 텍사스에서 플로리다로 이주, 사업을 하다 94년 형과 함께 주지사에 도전했다 쓴잔을 마셨다.

멕시코계 아내 컬럼바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는 그는 유창한 스페인어를 무기로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끌어들였고 소외 계층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민주당 아성이었던 플로리다주를 장악했다.

두 아들의 당선에는 부시 전대통령 부부의 역할이 컸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지원유세도 하고 TV광고 전략을 아예 도맡아 짜다시피 했으며 부인 바버라도 두 아들의 유세장을 찾아다니며 "아들에게 표를 달라" 고 호소하는 등 전력 투구했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