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탱크다.
일을 한번 시작하면 밀어붙이는 힘이 대단해 출판가에서 부르는 별칭이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출판인회의 창립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김언호 (53) 한길사 대표. 새로운 출판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출판인 집결체의 수장이 된 만큼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추진력을 배가하게 됐다.
"출판에 대한 발상과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게 급선무입니다.
출판이 단순히 책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문화산업의 지적 토대 마련은 물론 21세기 정보와 지식산업을 선도하는 매체가 되도록 만드는 작업 말입니다."
최근 영화.방송 등 영상매체의 기세가 드높지만 출판의 요체인 지력 (知力) 이 바탕이 되지 않고는 모래성 쌓는 일과 다름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출판인회의는 우선 서점.출판사.도매상이 공동 참여하는 '유통협의회' 를 구성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체제를 개편하고 출판인력자원 확보를 위한 '출판인 아카데미' 를 준비한다.
이 아카데미는 출판사 경영자는 물론 편집자.영업자.서점상의 재교육까지 담당하게 되며 앞으로 출판대학설립까지 발전시킨다는 복안. 또 출판전문 주간지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책 없는 21세기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출판운동이 문화운동으로 그쳤다면 이제 산업운동으로까지 확대시켜 가야죠. 3백30여개의 출판사들이 참여한데다 출판인들의 열의가 대단한 만큼 이제 출판계의 큰 변화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고 金회장은 자신감을 표했다.
신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