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중흥 원년' 98프로축구 돌아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폭발적 관중 증가, 수원 삼성 첫 우승, 골키퍼의 첫 필드골, 수비수 출신 득점왕 탄생. 98년 프로축구는 여러 면에서 '중흥 원년의 해' 로 기록될 만하다.

프로야구의 인기를 눌렀다는 사실과 농구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오빠부대' 의 출현은 올시즌 가장 놀라운 (?) 사건이다.

이동국 (포항).고종수 (수원 삼성).안정환 (부산 대우) 등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신세대 스타들의 등장과 응원문화를 정착시킨 각 구단의 서포터는 폭발적 관중 증가의 기폭제가 됐다.

올시즌 총 관중은 프로축구 16년 사상 처음으로 2백만명을 돌파, 총 2백11만7천4백48명으로 집계됐다.

마지막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는 한게임 최다 관중인 3만6천4백56명이 입장했으며 울산에서는 입장하지 못한 관중들이 두차례나 트랙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불상사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어느 때보다 막판까지 순위다툼이 치열했던 현대컵 K리그에서는 창단 3년째인 수원 삼성이 첫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야구에서 재창단 3년째인 현대가 우승한 것과 마찬가지로 구단의 전폭적 지원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달 24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울산 현대 골키퍼 김병지가 종료 직전 터뜨린 헤딩골은 올시즌 프로축구가 보여준 가장 극적인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미국 CNN방송이 전세계에 보도하기도 했다.

14골로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울산 유상철은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변신, 득점왕까지 차지한 경우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유상철은 프랑스월드컵 대 벨기에전 동점골 이후 소속팀에서 놀라운 골퍼레이드를 펼쳤다.

한편 중계를 외면하던 TV방송사들은 앞다퉈 생중계를 하는 기현상을 빚었으며 각 구단은 '신세대 스타 만들기' 와 다양한 팬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프로축구연맹은 강도높은 심판 단속에 나서 어느 해보다 공정한 판정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손장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