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폐기능상실 맏딸에 엄마·동생이 일부씩 떼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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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 모녀가 생명의 밧줄을 주고 받았다. '

양쪽 폐기능을 모두 상실한 맏딸을 위해 어머니와 둘째딸이 자신들의 폐 일부를 떼어준 생체 (生體) 폐이식 수술이 28일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일본언론은 뜨거운 가족애와 희생으로 성사된 고난도 수술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NHK - TV는 수술경과를 수시로 전국민에게 속보로 전했다.

이같은 수술은 미국에서는 예가 있으나 일본은 처음이다.

한국의 경우 뇌사자 등의 폐를 이식하는 수술이 2건 시행됐으나 생체 폐이식은 아직 시도되지 않았다.

주인공은 나가노 (長野) 현에 사는 어머니 (48).둘째딸 (21) 과 기관지확장증으로 폐기능을 잃은 24세의 맏딸. 의료진은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자세한 신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수술은 모친의 왼쪽 폐 절반과 둘째딸의 오른쪽 폐 3분의1을 들어내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으로 9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오후 4시16분 이식이 완료됐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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