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박물관서 여름방학 현장학습 즐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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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김은영(37)씨 가족은 지난달 하순 친정이 있는 충북 음성으로 휴가를 떠났다. 중부고속도로 음성IC를 나와 평소 가보려던 한독약품 의약박물관을 찾았다. 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한테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의 기업박물관들이 휴가 인파를 기다리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기며 공부할 수 있는 생생한 학습장이다. 의약·항공·식품·화장품 등 업종도 도양하다.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라 대개 입장료가 없다. 한독약품의 이환무 전무는 “좋은 일 하면서 회사 홍보하고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정석항공관에선 국내 항공운송 산업의 역사를 일별할 수 있다. 박물관 안팎에서 실물 크기의 보잉여객기나 에어버스의 조종석을 볼 수 있다. 제주도 상공을 여객기로 나는 듯하는 체험관도 있다. 이 회사의 권욱민 부장은 “내방객이 연평균 35만 명에 이를 정도로 제주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경기도 용인의 신세계 유통연수원에는 한국상업사박물관이 있다. 고대부터 일제시대까지 상업 발달사를 보여준다. 시대별 화폐돈궤·도량형·운반수단·장부·산술서·교통수단 등 상거래 용품을 주제별로 전시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본관의 타이어 역사관은 ‘궤적의 연속’이라는 주제로 꾸몄다. 승용차·상용차·민항기에 들어가는 타이어를 비롯해 타이어 제조 과정과 신기술·모터스포츠 등을 보여준다.

경남 거제의 조선해양전시관은 세계 2, 3위 조선업체(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를 동시에 둔 거제시가 조선테마파크 안에 설립했다. 일반 3000원, 초등학생 1000원.

한독 의약박물관은 동서양 의약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유물 1만여 점을 소장했다. 국내 유일본인 『의방유취』(보물 제1234호, 조선), 『청자상감상약국명합』(보물 제646호, 고려) 등 보물 6점이 있다. 기원전 2세기에 제작된 걸로 보이는 청동약솥,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가 손수 쓴 약방문(처방전) 등도 눈길을 끈다. 서울 시내에 기업박물관도 다양한 이벤트로 손님을 끈다. 코리아나의 서울 강남 화장박물관은 옛 여인들의 화장문화를 재현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화장 도구와 용기·장신구 등 유물 200여 점을 전시한다. 서울 삼성동의 풀무원 김치박물관에서는 30일까지 ‘김치의 미학’을 재조명하는 미술전을 연다. 김인구·하영희 등 현대미술 작가가 김치 주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관람료 3000원.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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