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뒷심부족 원인 '심리적 허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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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세리 (21.아스트라)가 최근 후반 라운드에서 계속 무너지고 있다.

일단 우승 기회를 잡았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던 시즌 초.중반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박세리는 12일 (이하 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그랜드내셔널 골프코스 (파 72)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토너먼트 골프대회에서 합계 이븐파 2백88타를 기록, 캐리 웹 (호주) 등 3명과 함께 공동 10위에 그쳤다.

박은 이번 대회에서 2라운드까지 7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선두에 나서 올시즌 5승이 기대됐으나 3라운드에서 무려 7오버파, 마지막 라운드 이븐파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박은 지난달 중순 세이프코 클래식에서도 2라운드까지 9언더파로 우승이 낙관시 됐으나 3라운드에서 3개홀 연속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추락했다.

박은 이어 벌어진 베시 킹 클래식에서도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차로 근접하며 우승을 노렸으나 마지막날 1언더파의 평범한 성적으로 공동 4위에 그쳐 최근 3개 대회에서 특유의 승부근성이 실종된 모습을 보였다.

박은 지난 5월 미LPGA선수권 대회에서는 첫날 선두에 나선 이후 단 한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고 우승을 차지했다.

또 7월초 벌어진 US오픈에서는 첫날 3위를 기록한 뒤 2라운드부터 줄곧 선두를 지켰다.

특히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에서는 첫날 63위로 부진했으나 다음날 사상 최저타 기록을 세우며 선두에 오른 뒤 우승까지 거침없이 내달았다.

이같은 박세리의 최근 부진에 대해 고려대 체육학과 박용민 교수는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것을 이뤄낸 박세리가 최근 허탈감을 느끼면서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 며 "타이거 우즈처럼 주변에 전문 심리상담가를 두고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 상금 1만5천1백11달러 (약 1천9백50만원) 를 받아 올시즌 84만6천8백95달러를 기록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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