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 후보 “미스코리아 괴소문, 입상자 환담한 게 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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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를 둘러싼 각종 나쁜 소식이 돌아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다 덮고 가기로 했다.”

김준규(54·사진) 검찰총장 후보자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내부의 화합과 안정을 강조했다. 최근 총장 후보자 내정 과정에서 악성 투서와 루머가 난무한 데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다.

김 후보자는 간담회 시간의 절반 정도를 자신에 관한 의혹이 근거 없다고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요트와 승마는 취미가 아니라 잠시 배워본 수준이며,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예선대회 심사위원장도 대전고검장 재직 시 주최 측의 권유를 받고 고민 끝에 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코리아와 어울린다’는 괴소문의 경우 예선대회 후 입상자와 그 가족이 대전고검 청사를 방문해 환담했던 일이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와 가족 모두 힘들었다. 발표 당일 아침 아내가 울면서 ‘차라리 그만두자’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어 “서울 출신이라 그런지 지연이나 학연이 머릿속에 없다. 실력 있고 인품 있는 사람을 찾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속 인사에 대해선 “나는 의견 제시자일 뿐 인사권자는 법무부 장관”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어제 후보자로서 첫 출근하면서 감회가 새로워 정문 앞에서 차에서 내려 걸어봤는데 검찰 청사가 무척 커보였다”며 “국민들 입장에서 아주 센 권력기관으로 보일 것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봤을 때 세련되고 멋있고 믿음직스럽도록 검찰을 변모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앞으로 조직 개편 등 하드웨어보다는 수사 방식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선진국과 후진국, 한국 검찰을 비교했을 때 겉으론 비슷비슷하다. 검찰 구성원이 일하는 자세와 태도에서 선진국과 후진국 검찰의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대검 중수부 존폐 논란에 대해서도 “중수부를 없앤다고 해서 검찰이 과연 달라지겠느냐. 중수부 폐지한다고 선진국 검찰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법사위 소속 박지원 의원은 “청문회에서 할 얘기를 미리 언론에 하는 게 무슨 소용 있느냐”라며 “검찰총장으로서의 자질과 검찰 개혁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인대회 심사위원장을 한 것도 여성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할 만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요트 총장’ ‘승마 총장’이라는 용어를 써 가며 김 후보자의 ‘웰빙’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철재·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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