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가 안구 기증 '보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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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만성 신부전증을 앓던 30대 아들이 신장이식을 받은 뒤 새 삶을 살게 된데 대한 보답으로 칠순의 어머니가 자신의 시신을 해부 실습용으로 기증, 감동을 주고 있다.

25일 오전 9시 인천시 가천의대부속 길병원 영안실에서는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주선으로 윤은재 (尹銀載.73.경기도시흥시대야동) 할머니의 시신 기증식이 열렸다.

지난 23일 숨진 尹할머니는 길병원에 요청, 자신의 각막을 적출해 각막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제공토록 했고 시신은 한양대 의대에 실습용으로 기증했다.

이에 따라 尹할머니의 각막은 24일 길병원에서 각막혼탁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던 蘇모 (73).尹모 (82) 할머니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尹할머니가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신부전증을 앓던 막내 아들 김대섭 (金大燮.37) 씨가 93년 1월 생면부지의 이웃으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은 일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아들처럼 신부전증을 앓게 된 尹할머니는 "평생 이웃으로부터 사랑만 받고 떠난다.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해달라" 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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