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아프간 무력충돌 위기]주변국 이해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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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전운이 감돌면서 주변국들이 두나라의 갈등으로 빚어질 정치.경제적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는 종교.인종문제가 얽혀 있는데다 카스피해 천연자원을 둘러싼 경제적 이해까지 겹쳐 미국.러시아 등 강대국은 물론 주변국들도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탈레반 지원국 =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는 같은 이슬람 수니파인 탈레반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국가들도 러시아와 이란의 세력확대를 견제하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탈레반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 지역 석유와 천연가스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카스피해 연안국들이 러시아나 이란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옛소련을 상대로 전쟁을 치렀던 탓에 아직도 러시아에 반감을 갖고 있는 텔레반 정권도 내전 이후 복구사업에 미국 회사를 끌어들여 경제적 이득과 정치적 지원을 동시에 얻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미국 등은 탈레반이 여성의 교육금지 등 지나친 인권탄압을 자행하며 자금조달을 위해 마약거래까지 묵인하고 있어 공개적인 지지는 유보중이다.

◇반 (反) 탈레반 지원국 = 이슬람 시아파인 이란은 종교적 뿌리가 같은 아프간내 반군을 통해 탈레반과 대결해왔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탈레반과 반군의 내전이 계속되길 바라는 눈치다.

어느 쪽이 정권을 잡더라도 이슬람 국가가 성립되면 이슬람 교도가 다수인 옛 소련연방의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등에서 러시아의 지도력이 감소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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