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 소사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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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는 3천5백달러 (약 4백70만원) 를 위해 홀몸으로 카리브해를 건넜다.

지난 85년 빌린 유니폼과 구멍난 스파이크를 신고 마이너리그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당시 16세의 새미 소사는 단돈 10센트에 오렌지를 팔고, 25센트를 받고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았던 도미니카의 가난한 소년이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신을 포함한 일곱명의 형제 (5남2녀)가 두칸 방에서 웅크리고 잠을 자야했던 기억은 소사의 '아메리칸 드림' 을 앞당겼다.

86년 1백77cm.68kg의 깡마른 체격이었던 소사는 마이너리그에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규칙적인 식사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지금의 다부진 체격을 갖추게 됐고 8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서는 힘과 스피드를 고루 갖춘 유망주로 꼽혔다.

소사는 92년 시카고 커브스로 이적하면서 메이저리그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95, 96년에는 힘과 스피드의 대명사인 30 - 30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팀의 대들보로 성장했고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소사의 성장과정은 순탄한 가정에서 자라 명문대학을 나오고 올림픽대표로 활약하는 등 엘리트코스를 밟은 맥과이어와는 정반대다.

맥과이어가 '꿈' 을 쫓았다면 소사는 어머니와 형제의 끼니를 위해 방망이를 휘둘렀다.

계약금 3천5백달러짜리 헐값 선수에서 올해 연봉만 8백만달러 (약 1백4억원) 를 받는 거부로 변신한 그는 도미니카 산토 도밍고 병원에 앰뷸런스를 기증하고 고향 산 페드로 데 마코리스 학교의 운영비를 대는 등 자선사업에도 열심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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