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아시아자동차 빚 원금 2조7천억 탕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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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아.아시아자동차 채권단은 두 회사 부채 원금 중 2조7천억원을 깎아주는 대신 이자 탕감규모는 다소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금.이자를 합한 총 탕감금액은 1차 입찰때 제시한 6조5천5백98억원 보다 1조3천억원 가량이 많은 7조8천억원 안팎으로 늘어난다.

9일 채권단이 마련한 부채 탕감 방안에 따르면 ▶부채원금에서 2조7천억원을 한번에 깎아주고 ▶나머지 5조1천억원은 1차 입찰 때와 같은 조건으로 5~10년간 이자를 대폭 깎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원금 탕감액수의 경우 1차 입찰때 삼성자동차가 부대조건으로 내놓은 2조4천억원을 넘는 규모다.

또 총 탕감액수도 당초 기아.아시아차가 1차 입찰 전에 제시한 7조3천7백26억원보다 많아 2차 입찰에서는 낙찰자가 나올 것으로 채권단은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8, 9일 기아.아시아자동차 채권단과 잇따라 만나 이 같은 부채탕감 방안을 제시, 채권단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 방안을 2차 입찰의향서 제출 마감일인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원금을 많이 깎아줄 경우 채권 금융기관들이 타격을 받게 되나 더 이상 기아.아시아차 문제로 시간을 끌 수 없다고 채권단 내에서 의견이 모아졌다" 며 "당초 상환액수에서 두 회사 각각에 대해 25%씩 더 깎아주는 방안으로 확정됐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원금은 당초 대출원금에 경과이자가 합산된 것" 이라며 "원금 탕감은 기아차가 2조원, 아시아차가 7천억원 정도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금 탕감액 분담과정에서 담보가 있는 채권자보다 담보가 없는 채권자의 부담이 훨씬 클 수밖에 없어 무담보 채권자들의 반발 등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포드.GM 등 외국 입찰업체들도 산업은행의 수정 탕감액수가 적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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