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공포, 물·얼음나라 … 더위 씻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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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축제가 열린다.

공포와 물이 주제다. 머리카락이 쭈뼛거리는 무서운 연극을 보고, 호숫가에서 시원한 물을 마음껏 뒤집어 쓰며 더위를 날려보낼 수 있는 행사다. ‘대구호러공연예술제’와 ‘수성폭염축제’가 그것이다. 대구가 ‘폭염’의 도시여서 가능한 축제다.

지난해 8월 수성폭염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얼음 위를 걷고 있다. [대구 수성구 제공]


◆50여 만명 모으는 공포축제=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7월 말 호러공연예술제의 막이 오른다. ‘호러(horror)’는 공포를 의미한다. 귀신·살인 등을 주제로 한 연극과 각종 체험행사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축제다. 국제뮤지컬페스티벌, 국제오페라축제와 함께 대구의 3대 공연축제로 꼽힌다.

올해 6회째인 호러공연예술제는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대구스타디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축제는 호러의장대 퍼레이드와 도깨비 난타 공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10편의 연극이 관객을 찾아간다.

볼만한 부대행사도 많다. 지난해 인기가 높았던 심야호러트레킹은 오후 11시30분까지 1시간 30분 연장됐다. 대구스타디움 옆 특설 호러트레킹장에서 공포체험을 하는 행사다. 유령의 집 체험도 자정까지 즐길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온 어린이들이 볼 수 있도록 마당극 ‘혹부리와 도깨비 난타’, 세태풍자극 ‘흉가품바’도 선보인다. 연극은 지난해 9편에서 10편으로, 축제 기간도 6일에서 10일로 늘어났다. 조직위는 지난해 35만명 보다 많은 5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태석(50) 조직위원장 “공포라는 주제에 충실하면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행사 일정은 www.dhorror.com 참조.

지난해 호러공연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귀신 분장을 한 사람을 보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도심에서 바캉스를”=대구 수성구는 수성못 유원지 일대에서 ‘수성폭염축제’를 연다. 대구의 폭염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런 만큼 가장 더운 때 열린다. 도심 유원지인 수성못 일대는 축제기간(31∼8월 2일) 동안 피서지로 탈바꿈한다.

수성못 특설무대에서는 한여름밤의 콘서트와 인기가수 초청공연, 오페라 갈라쇼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수성못 옆 두산로에는 더위를 쫓을 수 있는 무대가 설치된다. 5차로의 두산로 500m를 차단해 만든 축제장에는 ‘얼음의 나라’, ‘바람의 나라’, ‘물의 나라’ 등 체험형 무대가 등장한다. 이곳에서는 지름 3m의 초대형 얼음그릇에 담긴 과일 화채를 맛볼 수 있다. 바닥에 얼음이 깔려 있는 20m 길이의 ‘얼음 미로’을 걸으면서 더위를 날려 보낼 수 있다. ‘물 난장’에서는 소방차가 시원한 물줄기를 뿌린다. 물총을 쏘고 물 폭탄도 던질 수 있다. 물 미끄럼틀 타기와 물이 담긴 욕조에서 하는 물씨름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된다. 수성못에서는 외래어종 낚시대회, 전국 오리배 경주대회 등이 열려 볼거리를 더한다. 수성구청 우영태 문화기획담당은 “폭염축제에 참가하면 대구의 무더위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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