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당 통합 뒷얘기]올초 한화갑-김윤환 라인 첫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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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신당의 여권행 (行) 은 예고됐던 일이다. 특히 국민회의가 자기 몫의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 하나를 할애하면서 확실시 됐다.

사실 대선직후부터 몇몇 의원을 중심으로 국민회의와의 통합 내지 집단입당 논의가 계속 진행돼 왔다.

여권의 사정압력으로 잔뜩 움츠러든 민주계에다, 한나라당이 대선 때의 감정을 삭이지 않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도 이런 선택을 촉진시켰다.

그러나 의원 각자의 이해가 엇갈린 내부사정으로 선뜻 결정을 못한 채 곡절을 겪었다.

때문에 실행에 이르기까지 8개월이 걸렸다.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의 합당 결정은 24일 이후 빨라졌다.

이날 중앙일보에 '국민신당 의원 전원 탈당 결정' 기사가 나가자 이인제 고문은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李고문은 소속의원들을 잇따라 접촉, "당대 당 차원의 통합을 추진하겠다" 는 의사를 밝히면서 개별 행동을 말렸고 이 때부터 박범진 (朴範珍) 사무총장. 서석재 의원과 국민회의 정균환 (鄭均桓) 사무총장. 김영배 (金令培) 정치개혁특위장간 실무협상이 시작됐다.

27일에는 李고문 및 李총재가 鄭총장과 직접 만나 합당 후의 20% 지분문제 등에 대한 확약을 받았고 국민회의 총재인 김대중대통령과 이만섭 총재가 28일 청와대 회동을 통해 최종합의에 이르렀다.

○…합당의 최초 논의는 신당의 김운환 의원과 국민회의 한화갑 (韓和甲) 의원에 의해 올 초 태동됐다.

'지역화합을 위한 대통합' 이란 큰 명분으로 국민회의.자민련.국민신당이 합당하고 영남권 의원들을 영입해 소위 '전국정당' 을 만든다는 것. 이같은 논의는 한동안 지속됐으나 영남지역의 반 (反) 정서가 커지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박범진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이 국민회의와 개별입당을 타진하는 수준으로 전개됐다.

원외인 李고문과 李총재, 그리고 1백40여명에 이르는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의 거취도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결국 합칠 것" 이란 정서는 공유해왔고 이런게 신당이 줄곧 친여 (親與) 행보를 취하게 하는 바탕이 됐다.

○…李고문은 지난달부터 은밀히 국민회의와의 연대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진다. 李고문이 국민회의 수석부총재 자리를 맡고 입당을 교섭 중이란 정보가 있었다.

이에 대해 李고문은 "혼자서라도 끝까지 당을 지키겠다" 며 당 사수를 강조하며 부인해왔다.

그는 국민회의의 상임고문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자신은 백의종군을 강조한다.

○…김학원 (金學元) 의원의 자민련행은 충남 청양출신이면서 공주사대부고를 나온 金의원과 이 지역의 맹주인 김종필 (金鍾泌) 총리간 교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석현.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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